[책]혐오·양극화 넘어 더 나은 미래 모색

by김현식 기자
2025.06.05 04:30:00

광장 이후
신진욱·이재정·양승훈·이승윤|232쪽|문학동네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국 곳곳의 광장은 연일 탄핵 찬반집회로 들끓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넉 달을 보낸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시민들은 광장을 떠나 각자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긴박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어느덧 조기 대선까지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신간 ‘광장 이후’ 저자들은 이 질문에 “진보와 보수의 진영 갈등을 넘어 광장 안팎에 있었던 주체들을 면밀하게 읽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책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지난 수 개월간 벌어진 사건들을 돌아보고, 그 저변에 깔린 한국사회 구조와 제도, 시민들의 삶과 노동의 실태를 분석한 네 편의 글을 담았다.



사회학자 신진욱은 탄핵 정국에서 강력한 대중 동원력을 보여준 극우 세력의 실체와 역사적 진화 과정을 추적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극우 파시즘’을 실었다. 사회복지학자 이승윤은 광장의 청년들이 바라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광장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를 썼다.

사회학자 양승훈은 ‘젊은 극우의 등장’이란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을 탐구한 ‘2030 남성 프레임 전쟁’을, 사회복지학 연구가 이재정은 노동 불안정성이 청년세대의 정치의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한 ‘녹아내리는 노동, 연대가 어려워진 청년들’을 각각 수록했다.

혐오, 양극화 등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계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그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