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19시간 째…오늘 자정 자동 종결

by김범준 기자
2024.08.03 11:44:35

野,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이어 '노조법 개정안' 강행
2박3일 무제한토론…4일 0시 7월 임시회 폐회로 마무리
민주당, 5일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서 단독 처리 수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재추진하면서 여당 주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4시30분쯤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노란봉투법 상정을 강행하자 곧장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본회의장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현재까지 19시간 째 진행 중이다.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6시간 33분)이 첫 주자로 나섰다. 이어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1시간 36분),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4시간 59분), 정혜경 진보당 의원(5시간 44분)이 차례로 토론을 벌였다.

현재는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4시간 가까이 발언하고 있다. 김 의원 이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용우 민주당 의원, 박해철 민주당 의원, 박홍배 민주당 의원도 순차적으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회선진화법 ‘토론 종결권’ 규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 돌입 24시간 이후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별도 종결동의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날 자정(4일 0시)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동시에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도 자동 종결되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 종결로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전당대회 순회 경선 일정 등을 감안해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5일 노란봉투법을 단독 처리해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 재표결을 거쳐 또다시 최종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해 12월 본회의 재표결 끝에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더욱 강화된 내용으로 재추진했다. 지난 6월18일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6당 의원 87명이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원청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노동자(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했다. 아울러 배달 라이더와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들도 노조 설립 등 ‘노동 3권’을 더 넓게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개정안보다 높은 수위다.

특히 파업 대상으로 ‘정리 해고’ 및 ‘사업 재편’ 등을 명시해 ‘합법 파업’ 범위를 넓혔고 손해배상 청구 제한 폭도 완화했다. 손해배상 금액이 너무 커 노조 존립이 어렵다면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못하게 했다. 법원이 손해배상을 하라고 결정하더라도 노조가 법원에 배상액 감면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