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휩쓰는 반전시위 물결 속 2000명 이상 체포
by이소현 기자
2024.05.03 07:53:28
CNN "이틀간 600명 이상 붙잡혀"
바이든 "평화시위만 보호 받을 수 있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들불처럼 퍼진 가자전쟁 반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전날 밤 경찰에 의해 무너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진영의 잔해를 경찰이 철거하는 동안 작업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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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달 17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지지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미 전역 대학으로 시위가 확산하면서 이날까지 최소 200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른 오전에는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UCLA)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뒤 최소 200명이 체포됐다고 AP는 전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체포된 건수는 최대 418건에 달했으며, 이후로 이틀간 600명 이상이 붙잡혔다. 경찰 측에 따르면 대학 건물에 무단 침입하거나 점거하는 등 시위 참가자들의 행동은 극단적이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경찰과 충돌해 체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회견을 통해 대학 시위로 인해 미국의 근본적인 원칙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시험을 받고 있다면서 “둘 다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하고 평화 시위만 보호받는다”며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평화 시위가 아니라 불법이며 공공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창문 깨기, 대학 캠퍼스 폐쇄, 수업과 졸업식을 취소하도록 만드는 것 모두 평화 시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반전시위를 놓고 미 정치권도 갑론을박이다.
유대인 출신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을 반유대주의로 보지 않으며 자신은 이런 반전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형태의 반이슬람주의, 이슬람 혐오, 심한 편견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미국 대학 내 반전 시위를 반대유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가자지구 내 대규모 기아와 기근 가능성이며 이를 비난하는 것을 반유대주의라고 할 수 없다면서 시위대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연방 정부와 민주당 주지사가 이끄는 주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주의회의 제임스 갤러거 공화당 대표는 이날 UCLA 등 시위가 일어난 주립대 캠퍼스들을 거론하며 “이 대학들에는 억대 연봉을 받는 많은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가만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