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스타트업에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우주이야기]
by강민구 기자
2023.04.15 15:00:00
스페이스X처럼 성공 꿈꾸지만 성공 기업 드물어
대부분 추가 투자금 부족, 사업 지연으로 어려움
국내 기업도 연차 쌓이며 결과 중요성 커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초소형위성, 중계위성, 지상국을 연결해 우주에서 끊기지 않는 우주 의사소통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약 6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만났던 미국의 한 우주 스타트업 대표는 이같이 포부를 밝혔습니다. 스페이스X의 임무 엔지니어로도 일했던 그는 자신의 우상인 일론 머스크의 도전정신에 자극받아 ‘제2의 머스크’를 꿈꾸며 창업했다며 의욕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는 우주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다양한 우주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도 나섰습니다. 실제 다양한 고객과 투자자들도 유치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창업 4년후 결국 서비스 지연과 추가 투자금 유치 실패로 파산해야 했습니다.
| 억만장자가 설립한 회사도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다.(자료=버진오빗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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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시대를 뜻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다가오면서 정부 주도가 아니라 우주 창업기업들이 늘어났습니다.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2040년 우주산업에서도 정부 분야는 줄어들고,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 민간 투자 우주 인프라 개발업체 엑시옴스페이스가 국제우주정거장 사업에 뛰어들었고, 재사용 로켓을 만들어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스페이스X 같은 선도 기업은 달, 화성 탐사를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 치열한 경쟁과 우주기술 진입장벽, 시장 수요 등을 이유로 결국 경영난을 겪습니다.
| 모건스탠리 우주팀이 전망한 우주산업 추정치. 우주시장은 커지고, 정부 분야는 줄어든다.(자료=모건스탠리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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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항공기 발사 플랫폼을 이용해 로켓을 하늘에 올린 뒤 우주로 보내려고 시도했던 버진오빗이 85%의 직원을 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와 우주 투자 경쟁을 했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업이 일본과도 협력을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일본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3D프린팅 기술로 주요 부품들을 만들어 눈길을 끌은 릴래티비티 스페이스가 발사 실패를 겪은 뒤 테란 로켓을 다시 개량하고 있을 정도로 우주기술 개발이 어렵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도 국내를 중심으로 실력과 성과를 쌓아가고 있지만 민간 주도 방식이 빨라질수록 실패를 겪는 기업들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시장의 한계가 있는데다가 기업이 발전하려면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하는 이노스페이스가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다른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도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우주기업에 대한 투자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목표로 한 단계별 임무 성공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본글로벌(Born Global)’ 기업에 선별 투자를 하며 자생력을 도와주는 부분도 필요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