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공기중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료 만든다…KIST와 맞손

by경계영 기자
2022.05.09 08:48:44

세계 최고 효율로 CO2→CO 전환
양산기술 확보해 탄소중립 기여 속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기 중 이산화탄소(CO₂)로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한 발 다가섰다.

LG화학(051910)은 KIST와의 공동연구로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하는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전기화학 전환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일산화탄소는 합성가스, 메탄올 등 대체 연료와 플라스틱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 원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고부가 물질이다. 전기화학적 전환 기술은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부가가치가 높은 탄소화합물로 전환해준다.

LG화학 연구원들이 KIST와 신규 개발한 반응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이번 반응기 개발은 온실가스를 감축해 환경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대기 중 풍부하게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특히 LG화학과 KIST가 개발한 반응기는 일산화탄소는 물론 각종 연료·화합물의 원료인 합성가스(Syngas)도 만들 수 있다. 일산화탄소와 수소 비율을 전압으로 쉽게 제어해 다양한 종류의 합성가스 제조뿐 아니라 기술 확장도 용이하다. 이산화탄소 분해·환원에 쓰이는 전류 효율이 90% 이상이어서 지금까지의 논문 가운데 가장 높고 반응기 내 셀을 옆으로 쌓는 스택(stack) 공법을 적용해 상업화하기에도 최적이다.



LG화학과 KIST는 이번에 개발한 반응기 크기를 10배 이상으로 키워 실제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틸렌(C₂H₄)까지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지영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이번 연구 성과는 KIST와 함께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데 그 의미가 크다”며 “탄소 중립 분야의 원천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권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장은 “전기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의 규모화를 통해 고부가 화합물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높아질수록 경제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으며, 향후 국가적 의무인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LG화학과 KIST는 탄소중립 및 수소 에너지 등 관련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망 탄소중립 기술 과제 10개를 도출했다. 지난달엔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에틸렌의 전기화학적 생산 기술’과 ‘바이오매스 및 부생가스를 활용한 유기산의 생물학적 생산 기술’ 이전을 위한 공동연구실을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