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5.30 09:29:31
어지럼증 방치해 치료시기 놓치면 만성화 될 수 있어 주의
원인, 증상 다양해 정확한 원인 파악과 치료가 중요
균형 잡힌 식사와 일주일에 5일 이상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박 모씨(55)는 최근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을 여러 번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시간 마스크 착용을 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반복되는 어지럼증에 병원을 찾았다가 뇌졸중 전조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오랜 시간 착용하면서 박 모씨처럼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막힌 호흡 혹은 환기가 안 되는 호흡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해 가벼운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데도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해야 한다.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은 살면서 한 번 이상 겪는다는 어지럼증은 박 모씨처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대부분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괜찮아지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큰 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6만 3442명, 2017년 85만 8884명, 2019년 94만 951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자는 50대부터 큰 증가 폭을 보였다. 2019년 기준 50대 20.7%, 60대 22.7%, 70대 19.8%, 80대 이상이 11%로,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가벼운 몸살, 빈혈, 스트레스 등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지럼증은 꼭 빈혈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원인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인체의 평형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다른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크게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전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등에 의한 어지럼증이 있다. 뇌졸중, 뇌종양, 편두통 등의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가만히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어지럽지 않다가 일어서거나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균형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지럼증 증상 중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현훈’이라고 하는데,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과 같은 현훈 증상이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은 정도가 심할 경우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귓속 전정계의 이상일 수 있는데, 말초성 내이병변이거나 중추신경계의 문제일 수 있다.
어지럼증 치료는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된다. 어지럼증은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지럼증 치료는 전문의의 원인 진단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약물치료, 균형감각회복 치료, 이석증인 경우 이석 정복 요법을 시행한다. 또한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균형재활치료를 시행해 환자의 회복을 돕는다.
어지럼증을 방치하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적인 어지럼증으로 발전하거나 후유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추신경계에 의한 어지럼증일 경우 뇌졸중, 뇌종양 등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령자들이 겪는 어지럼증은 낙상 및 합병증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생활습관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일주일에 5일 이상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란병원 뇌신경센터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어지럼증이 나타나도 마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어지럼증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원인을 알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어지럼증은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화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데 어지럼증이 지속되고 균형감각이 떨어진다면 뇌졸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 뇌졸중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사로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