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축제중]④ 이재원 감독 "시민주역축제가 성장원동력"

by이윤정 기자
2016.11.01 06:06:30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예술총감독 인터뷰
올해 144개팀 참여…47만 관람객 방문
'시민참여형' 축제로 급성장…"참여인원 절반 시민팀"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축제서 가장 중요"
진정성·목적의식 분명한 축제들 많아져야

이재원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예술총감독(사진=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시작은 미약했으나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11년 6500명이 참여했던 축제는 올해 47만 5000명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6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지난 9월 6일부터 11일까지 엿새간 원주 전역을 흥겨운 춤과 음악·공연으로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 중심에서 성공적으로 축제를 이끈 이는 이재원(46) 예술총감독이다. 이 감독은 2011년 원주 다이내믹 페스티벌에서 2012년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부터 축제를 진두지휘해 왔다. 이 감독은 “대부분의 축제가 전문 예술가들이 얼마나 좋은 공연을 하느냐에 따라 평가받는다”며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만들고 싶어 ‘댄싱카니발’로 이름을 바꾸고 소통을 늘렸다”고 말했다.

△시민참여형 축제…경제파급 효과 270억원 달해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해외팀의 다채로운 민속춤, 군장병들의 웅장한 퍼레이드, 국내(시민)팀의 열정적이고 화려한 경연 등을 펼치는 축제다. 그린세이프놀이터와 프린지공연, 군체험부스 등 부대행사도 마련해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2012년 국내 45개팀(4410명)이 참여하던 것에서 올해는 총 144개팀(1만 1477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해외팀도 1개국 3개팀(11명)에서 13개국 42개팀(1500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강원도 우수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축제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축제 측은 장소가 원주시 전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270억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시민참여형’ 축제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만 해도 원주지역 주민으로 구성한 41개팀 4500명이 경연에 참가했다. 개막식 시민대합창에 1100여명이 함께했고, 플래시몹 행사와 자원봉사에도 각각 1000여명이 모였다. “축제마다 정체성과 고유의 색깔이 다르지만 지역민이 축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시민이 중심에 있는 축제라야 롱런할 수 있다. ‘댄싱카니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축제 참여인원의 절반 이상이 시민팀이었기 때문이다. 내 이웃과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축제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도 되고 진정한 참여형 축제로 거듭났다.”

‘2016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의 모습(사진=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관람객 배려가 가장 중요”

축제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람객에 대한 배려’다. 시민이 어떤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가를 먼저 파악하는 게 축제기획의 시작이라는 것. “5년간 ‘시민이 주인공’이라는 주제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다. 지역축제는 시민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지역주민의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

축제조직위원회도 따로 구성하지 않았다. 연출부와 운영부 등을 비상임으로 운영하면서 의견을 듣는다. “시민이 원하는 걸 좀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올해 역시 시민 스스로가 공연의 색깔과 주제를 다르게 구성해왔더라. 시민의 요구사항이나 후기 등을 참고하면서 즉각적으로 개선점을 찾고 프로그램을 정한다. 때로는 참가자들이 잘 몰라서 항의를 하고 불편하게 하더라도 무조건 설득하고 잘 들어주는 게 우리의 미션이다. 하하. ‘시민을 믿었더니 시민이 답을 하더라’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언이다.”

시민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다 보니 밤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행사장에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축제 한 달 전부터 공원과 운동장마다 연습하는 시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6~7개월가량 ‘골목카니발’을 진행하는데 100팀의 참가에 인원은 7000~8000명이 된다. 이런 일상의 작은 축제가 모여서 ‘댄싱카니발’이 만들어진 거다.”

이 감독은 2000개가 넘는 축제가 ‘목적의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목적만 확실하다면 축제는 많을수록 좋다. 때로는 지친 일상의 피로를 축제를 통해 풀어내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많다고만 하는 것은 결국 볼 만한 축제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진정성을 갖춘 축제가 모이다 보면 문화가 풍성해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질의 축제도 탄생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