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염지현 기자
2013.03.24 12:00:28
은행 부실자산 배드뱅크 이전 결정..35억유로 조달 가능
애초 요구액보다 모자라 수용여부 관심..예금과세안은 타결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키프로스가 국내 2위 민간은행을 청산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구제금융 재협상 안을 마련하면서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체)의 수용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로그룹 재무장관들이 24일(현지시간) 모여 이를 수용할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키프로스 의회는 지난 22일 밤 긴급회의를 열어 민간 2대 은행인 라이키 은행의 부실자산을 ‘부실채권전담은행(배드뱅크)’로 옮겨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의회는 이를 청산할 경우 약 35억 유로(약 5조 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법안은 위기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론)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금융거래를 제한(자본통제) 할 수 있게 했고, 연기금 국유화 등을 통해 조성한 ‘국가연대기금’을 통해 긴급채권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는 애초 유로그룹이 제시한 58억 유로(약 8조4000억원)에 비하면 크게 모자라 유로그룹의 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외신은 최대 쟁점이었던 은행 예금 과세안이 23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정부와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과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수정안은 키프로스 최대 은행인 키프로스 은행 예금주 가운데 예금액이 10만 유로 (약 1억5000만 원)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20% 과세하고, 나머지 은행에 대해서도 역시 예금액 10만 유로 이상에만 4%씩 과세하는 방식이다.
키프로스 은행권 전체 예금 액수는 680억 유로로, 이 중 잔액이 10만 유로가 넘는 계좌는 절반 이상인 380억 유로다.
예금 과세안이 타결됨에 따라 분위기는 낙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이번 회의에서 니코스 아나스티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EU, 유럽중앙은행(ECB), IMF 대표 등과 만나는 것은 구제금융 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