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중국의 '원자재 폭식' 맞서 자원 협력 나선다

by성문재 기자
2013.01.06 14:31:07

중국, 원자재 대량 소비에 가격 급등
韓-日 협력 통해 자원 확보 나서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중국이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철광석, 밀 등 세계 주요 원자재를 거침없이 집어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변국들이 원자력 발전의 대체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지키기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원자재 ‘폭식’으로 세계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7%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원자재의 최대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은 지난해 철광석 수입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말 철광석 가격은 톤당 135달러로 10년 전보다 10배 뛰었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이 3배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폭등 수준이다.

주요 원자재 국제가격 추이(2003년 1월 가격을 100으로 설정,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밀 등 곡물도 아시아의 육류 소비가 늘어나 사료용 거래가 많아졌다. 지난해 중국의 밀 수입량은 전년대비 3배 늘었다. 중국의 밀 비축량은 세계 재고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이같은 중국의 원자재 싹쓸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주변국에 타격을 줬다.

수익성이 악화된 일본 철강업계에서는 업계 1위 신일본제철과 3위 스미토모금속공업의 합병으로 신일철주금이 탄생했다.



원전 사고 이후 LNG 수입이 급증해 무역강국 일본이 무역 적자국으로 전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국들과 힘을 모았다. 일본 석유·가스기업 인펙스(INPEX)가 호주 연안에서 벌이고 있는 LNG 시추 사업이 바로 그 예다. LNG 시추사업은 오는 2016년에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한국과 일본은 플랜트 건설과 금융 부문을 함께 맡았다. 기타무라 도시아키 인펙스 사장은 “(이번 사업은) 동아시아 기업간 협력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036460), 대만중유공사는 도쿄가스 등 일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LNG를 사들이기 위해 이 사업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압도적 존재감을 극복한다면 자원 공급 채널은 더 확고해질 전망이다.

LNG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중부전력과 오사카가스는 ‘셰일 가스 혁명’으로 가격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에서 LNG를 자체 생산해 아시아에 조달하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정부 주도로 ‘LNG 허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주로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직된 현재 LNG시장 시스템을 탈피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개방형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신문은 “오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0억명을 넘어서며 이 가운데 아시아가 55%를 차지한다”며 “중국에 이어 인도가 본격적인 성장에 들어가면 자원 쟁탈전이 한층 격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웃나라들과의 연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