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 가계대출 25조 늘린다

by김춘동 기자
2012.02.19 16:21:26

고위험·고금리 신용대출에 주력..대출이자 부담 커질듯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을 25조원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보다는 고금리, 고위험의 신용대출을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연체위험도 높아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2년도 경영계획서'에서 올해 가계대출을 전년 453조6000억원 대비 24조5000억원, 5.4%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성장률(6~7%) 수준 이하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증가금액만 놓고 본다면 2008년 24조9000억원 이후 4년만에 가장 많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9년 20조9000억원, 2010년 22조원, 2011년 22조1000억원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은행권은 특히 올해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16조8000억원(5.5%),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7조7000억원(5.2%)으로 각각 계획을 세웠다. 이중 신용대출 증가율은 5.5%로 잡았다.

절대금액으론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증가율만 놓고 따질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 10.2%, 2010년 7.7%, 2011년 7.5% 등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신용대출은 2007년 10.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주택대출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은 물론 집값이 떨어지면서 담보가치인정비율(LTV)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권의 계획대로 올해 대출이 집행될 경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신용대출은 고위험 대출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대출금리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 경기가 어려워질 경우 연체위험 역시 높아 부실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은행권이 계획중인 대출총액의 두 배인 5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경제여건이 더 악화될 경우 채무불이행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