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오늘 차기 BOJ총재에 ‘우에다 가즈오’ 지명
by김상윤 기자
2023.02.14 08:17:47
비둘기파·매파 사이 ‘중간파’ 평가
급격한 긴축보다 점진적 전환 택할듯
시장혼란 ‘YCC정책’ 일부 수정 가능성
[이데일리 김상윤 박종화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금융정책 전문가인 우에다 가즈오 교리츠여대 교수를 지명할 예정이다. 우에다 내정자는 한동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를 목표치에 맞추는 정책) 등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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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에다 교수를 차기 BOJ총재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우에다 내정자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금융경제 전문가다. 1998~2005년 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격)을 지냈다. 당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도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우에다 내정자가 BOJ 총재가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학자 출신 총재가 된다.
우에다 내정자는 매파(물가 안정 선호파)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파)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 시장에 대한 특정 소신에 따라 정책을 집행하기 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전직 BOJ 간부는 “우에다는 다른 사람 의견을 잘 듣는 타입”이라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때까지 반년은 움직이지 않지 않을까”라고 닛케이에 말했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해 닛케이에 쓴 기고에서도 성급한 금리 인상을 경계했다. 일시적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올렸다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서 벗어나 2%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한다는 정책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우에다 내정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경기와 물가를 볼 때 BOJ 정책은 적절하다”며 “(통화) 완화를 계속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에다 내정자가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정책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해 닛케이 인터뷰에서 “미래 어느 시점에선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유지된 특수한 통화 완화 체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에다 내정자는 시장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YCC에 대해 일부 수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앞서 YCC정책이 환(換) 투기를 부추기고 미세한 정책 전환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카지마 다케노부 노무라증권 수석 금리전략가는 “현재 (통화) 완화 정책을 바로 수정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방향을 바꾸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BOJ 총재의 임기는 5년으로, 총재로 최종 임명되려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민당이 일본 양원 모두 장악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인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의회는 24일 우에다 내정자를 불러 정책방향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에다 내정자가 의회 인준을 받으면 4월 9일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