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노벨상 수상자 성추행 의혹에 "제재 강화해야"

by김정남 기자
2023.01.07 14:03:42

[전미경제학회 2023]
노벨상 디비그, 성추행 의혹에 학계 이목
디비그와 함께 노벨상 받은 버냉키 ''일침''
로머 AEA 회장 "괴롭힘 억제 노력 강화"

[뉴올리언스=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안타깝게도 전미경제학회(AEA)는 (경제학자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한) 제재 권한이 적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연중 최대 경제학계 행사인 ‘AEA 연례총회 2023’에서 ‘경제학계의 성희롱 방지를 위해 나아갈 길’ 세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세션은 올해 AEA 연례총회를 준비하던 중 급히 추가됐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필립 디비그 워싱턴대 올린경영대학원 교수가 10년 넘게 제자 여대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블룸버그에 의해 알려지면서다. 디비그 교수는 관련 의혹으로 워싱턴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버냉키 전 의장은 디비그 교수와 같은 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인연이 있다.



(사진=워싱턴대 제공)


버냉키 전 의장은 2019년 AEA 회장으로서 성차별과 관련한 윤리 규정 위반 조치를 처음 시행했던 인사다. 그는 “우리는 (성추행 의혹을 밝히는데 있어) 전보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현재 AEA의 제재 권한은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정도다. 의혹 당사자를 대학, 정부, 민간기관에서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버냉키 전 의장의 언급은 AEA의 제재 권한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AEA 회장인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는 이날 같은 세션에서 “(성추행 문제는) AEA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AEA 내의 여성 지위 위원회가 올해 또 관련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을 억제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