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규 주주환원정책 점진적 강화 전망”

by김윤지 기자
2020.10.26 08:07:16

메리츠증권 보고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株, 이벤트 따라 움직임 전망”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이건희 회장 사망으로 관심이 고조된 삼성그룹 상속 및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지배구조와 관련된 종목들 주가는 당분간 펀더멘털보다는 이벤트에 따라 움직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핵심은 이 회장의 삼성전자(005930) 지분이 핵심”이라면서 “향후 실적 개선 추세 진입 및 절대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지분을 감안시 신규 주주환원정책은 점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 연구원은 “삼성생명(032830)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상속될 가능성이 높고, 삼성물산(028260) 지분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면서 “결국 핵심은 삼성전자 지분으로 3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공익법인 출연 △삼성물산에 증여 △오너 3세들 직접 상속이었다. 국내의 경우 공익법인에 대한 5% 미만 지분 출연에 대해서는 상속세나 증여세가 면제된다. 은 연구원은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통해 세습 경영 중단 선언을 한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오너 3세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에 증여하는 방안도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현재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세금 부담과 오너 3세간의 상속 형평성 이슈에 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선택이다. 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 지배력이 약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삼성물산의 가치가 증대될 경우 실질적인 상속 가치는 비슷할 것”이라면서 “다만 삼성물산의 경우 자산수증이익(상속가액과 동일) 발생으로 법인세 납부를 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너 3세들이 직접 상속받는 경우도 있다. 은 연구원은 “문제는 오너 3세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상속세에 비해 턱 없이 모자라다”면서 “유일한 해법은 보유 회사의 배당 확대를 통한 자금력 확보뿐”이라고 짚었다.

그는 “3가지 방안 모두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상속세 규모 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예단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지배구조 관련 주가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펀더멘탈 보다 이벤트 드리븐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보유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과 삼성SDS(018260), 배당 정책 강화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삼성생명 등의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 역시 지배구조 변화 과정 중 절대적 위치를 점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 현재 추구되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은 단계적으로 가속하는 방향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