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압박 높이는 美, 화웨이·ZTE '국가안보 위협' 지정

by이준기 기자
2020.07.01 06:56:43

화웨이·ZTE 장비에 정부보조금 사용 금지키로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강행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통신업체 ZTE(중싱통신)를 미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공식 지정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명령을 발동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이들 업체 장비를 사들일 수 없게 됐다. 앞서 FCC는 작년 11월 두 업체를 ‘미국에 대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규정하며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날 명령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처다.

FCC 측은 “이번 조치는 많은 소규모 통신업체들이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화웨이나 ZTE의 신규 장비 구매나 기존 장비 유지에 더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정부는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 무선통신업체나 인터넷 통신망 제공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성명에서 “두 업체 모두 중국 공산당, 중국의 군사기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네트워크 취약점을 악용하고 중요한 통신 인프라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FCC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홍콩국보법 시행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홍콩국보법 시행 강행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