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빅매치]강남 한복판에서 만난 외지인…"전남4선"vs"탈북자"
by조용석 기자
2020.03.26 05:00:00
'대한민국 경제 중심지' 강남에서 붙는 김성곤·태영호
'두 번째 출마' 김성곤 "4년간 준비 많이 해" 자신감
태영호 "개인·기업의 자유 중요성 누구보다 잘 알아"
부동산 문제 최대현안…두 후보 모두 '세금경감' 공약
아직 공개된 여론조사 없어…두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 불리는 강남 한복판에서 흥미로운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4·15총선 서울 강남갑 에 출마한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태영호(태구민) 미래통합당 후보와의 맞대결이다. 전남에서만 4차례 당선된 김 후보, 영국 주재 북한공사까지 지낸 ‘엘리트 탈북자’ 태 후보 모두 강남과 연고가 없는 ‘외지인’이라는 더욱 관심을 끈다.
| 김성곤 강남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사진 = 김성곤 후보 측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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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고소득층이 다수 거주하는 강남갑은 부동산·세금 등 경제 문제에 민감해 보수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15대부터 20대 총선까지 20년 넘도록 보수정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현 지역구 의원인 이종구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곳에서만 3선(17·18·20대)을 해 조직도 탄탄하단 평가다. 반대로 민주당 등 진보 정당에는 불모지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은 예상 밖 접전이었다. 지역구였던 전남 여수갑 불출마를 선언하고 아무런 지역 기반 없이 출마한 김성곤 후보는 45.18%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선자인 이종구 의원(54.81%)과 10%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는다. 김 후보가 21대 총선에서 다시 강남갑에 도전한 이유기도 하다.
김 후보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4년 동안 준비를 많이 해 조직이나 지명도에서 훨씬 나아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상대가 탈북자 출신인 태 후보라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비례대표라면 모르는데 지역 연고나 준비도 전혀 없는 태 후보가 앞세워 보수층에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강남갑 유권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결정”이라고 압승을 자신했다. 또 4선 의원에 국회 사무총장까지 지낸 풍부한 경험도 김 후보의 자산이다.
반면 통합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한 태 후보자를 대한민국 자유경제의 상징인 강남에 공천한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 등과 직접 태 후보의 캠프를 방문하고, 태 후보를 ‘미리 온 통일’이라고 추켜세운 것도 이런 이유다. 태 후보자는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후보다.
태 후보는 “현장에서 만나는 강남주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저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특히 개인과 기업의 경제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다. ‘태 후보는 경제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거 아니냐. 제대로 지켜달라’고 호소하셨다”고도 전했다.
또 “저는 수십년간 사회주의기획경제 체제의 폐해를 몸으로 겪은 사람이다.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사람”이라며 “그 어떤 국회의원보다 대한민국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가는 것을 모든 것을 던져 막을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 지역의 최대현안은 부동산 문제다. 두 후보 모두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1가구 1주택자 △장기 보유자 △실거주자라는 요건을 충족한 이들에게는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 주장했다. 그는 “주민 중 수십년째 같은 집에 살고 있는데 공시지가 올라 세금부담이 커진 이들이 힘들어한다. 특히 고령자나 은퇴한 분들의 고층이 크다”며 21대 국회에 들어가 이를 설득하겠다고 공언했다.
태 후보자의 제시한 해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집값은 세금폭탄이나 규제로 잡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즉 시장경제 논리로 잡아야 한다”며 “과세기준을 합리화하겠다. 종부세 기준은 현행 공시가 9억원 기준을 12억원으로 조정하고 고령자, 장기주택보유자, 실거주자 종부세 공제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태 후보자는 민주당 소속인 김 후보가 문 정부의 세금·부동산 정책과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정부여당이 세금폭탄을 떨어뜨렸는데, 여당 소속 후보가 세금을 경감해준다고 공약는 것은 ‘병주고 약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남갑 지역은 아직 공개된 여론조사가 없어서 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캠프 모두 “다음주께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도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