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트럼프 사우디 방문은 '쇼'" 이란 때리기 반박

by차예지 기자
2017.05.23 07:09:33

/로이터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은 22일(현지시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연설한 것을 맹비난했다.

19일 대선에서 압승해 연임이 확정된 후 첫 기자회견이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란에 적대적인 연설을 해 로하니 대통령은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트 대통령이 사우디에 정상방문하고 이에 맞춰 이슬람권 55개국 정상이 모인데 대해 “그 행사는 어떤 정치적 가치나 결실없는 단지 ‘쇼’였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사우디가 무기 구입 등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데 대해 “미국 국민이라면 9·11테러 희생자의 피를 무기를 팔아 모은 돈으로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한 데 대해 “이란은 테러리즘 격퇴의 선구자였다”며 “중동의 안정이 이란을 빼고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합의안에 대해서는 이란이 먼저 어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선 “이란 국민은 투표를 통해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며 “사우디도 국민이 투표로 세습 왕정을 종식하고 더 강한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란 외무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무기를 팔기 위해 이란 포비아(이란 공포증)를 부추긴다고 반박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영광스러운 대선이 끝난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미국 대통령은 이란포비아를 부추기려고 상습적이고 근거없는 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가 모인 회의에서 이란이 중동의 극단주의 테러 조직에 자금과 무기, 훈련을 지원한다며 고립시켜야 한다고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