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기능통화제 수혜株는

by이진철 기자
2008.12.16 08:45:04

환차손 줄이기 위한 국제회계기준 조기도입 추진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올 연말 결산부터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국제회계기준(IFRS)의 부분적 조기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자산재평가 허용과 기능통화제 도입, 위험회피회계 적용 확대 등의 방안이 논의되면서 유형자산 비중이 큰 기업과 환손실 관련 기업, 해운업, 외화부채 보유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IFRS의 선택적 도입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부 기업과 정책 당국을 중심으로 IFRS의 부분적 조기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들의 영업실적과 무관한 환차손 급증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기업가치가 저하되는 현상을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조기도입이 예상되는 방안들은 자산 재평가 허용과 기능통화제 도입, 위험회피 회계 적용 확대 등이다. 이러한 방안들이 도입되면 관련업종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될 뿐만 아니라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계기준의 변경이 적정주가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다.

이준환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형자산의 재평가는 환손실 비중과 부채비율이 높은 상장 기업들이나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는 키코 손실 관련 기업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당 기업들은 토지와 유형자산 등을 시가화해 자기자본 상태와 부채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유형자산 재평가 규모가 큰 기업으로는 한국전력(015760), 롯데칠성(005300), 대성산업(005620), 경방(000050) 등을 꼽았다. 또한 자산재평가가 기대되는 환손실 기업으로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SK가스(018670), CJ제일제당(097950) 등을 제시했다.

외화부채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에게는 기능통화가 재무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가져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능통화란 기업의 영업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경제 환경의 통화를 말한다. 매출액이나 매출원가의 대부분이 해당 통화로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 기능통화를 도입하게 되면 외화부채와 자산이 환율 변동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외화환산 손익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해운업의 경우 현행 기업회계기준에서는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박과는 별도로 외화부채만이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다"면서 "따라서 환율이 올라갈수록 기업들의 외화환산손실도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능통화가 도입될 경우 외화부채와 선박자산이 환율 변동에 함께 노출돼 환율의 영향이 크게 감소한다"고 말했다. 외화환산손실을 대폭 감소시킴으로서 해운업종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위험회피 회계의 적용 확대는 기존 외환관련 파생상품에 적용되는 회계처리를 장기외화 차입금 등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환손실이 직접적으로 자기자본을 감소시키고, 부채비율을 상승시킬 수 있게 됨에 따라 오히려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대만큼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자산재평가 허용만이 도입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면서 "기능통화제 도입은 올 연말 보고서부터 적용되기에는 아직 실무적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이고, 위험회피회계 적용의 확대는 IFRS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