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노인파산↑황혼재혼↑청년실업↑

by조선일보 기자
2006.10.02 09:29:47

고령화·고학력 사회 한국

[조선일보 제공]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파산(破産)을 신청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병원비 지출 때문에 빚을 지고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 ‘고령화 사회’와 개인 파산이 무관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파산을 법원이 인정해 채무 면책(免責) 결정을 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나 각종 경제활동에 제약이 생긴다.

서울중앙지법에 올 8월까지 접수된 개인 파산 사건은 2만7269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1만7772건)보다 53% 늘어났다.

특히 개인 파산 신청자 중 60대 이상의 비중이 늘고 있다. 2004년 6.3%에서 지난해 9.7%, 올해(1~8월) 11.5%로 해마다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법원은 “개인파산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의 비중이 2004년 1.3%, 작년 3.2%, 올해 6.8% 등 매년 배 이상 증가해 고령자의 파산 신청 증가와 비례관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고 했다.

반면 빚의 일부를 면제받는 대신 나머지를 5년간 조금씩 갚아나가는 ‘개인 회생’ 신청은 올 8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 4910건이 접수되는 등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황혼(黃昏) 재혼(再婚)’이 10년 전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일 ‘2006년 고령자 통계’를 발표, “지난 한해 동안 65세 이상 남자의 재혼 건수는 1995년 940건에서 1573건으로 1.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이혼 후 재혼’한 경우가 절반이 넘는 884건으로 사별(死別)로 인한 재혼(689건)보다 더 많았다.



65세 이상 여자의 재혼 건수는 172건에서 414건으로 2.4배 늘었다. 황혼 재혼이 늘어난 이유는 늦은 나이에 ‘새장가’가는 것에 대한 인식 변화와 황혼 이혼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65세 이상 남자의 이혼 건수는 2612건으로 1995년(589건)보다 4.4배 증가했다. 65~69세 이혼이 1627건으로 가장 많았고, 70~74세가 608건, 75세 이상 이혼도 377건에 달했다.

65세 이상 여자 기준으로 따진 이혼 건수는 10년 사이 6.7배(137건?922건) 급증했다.



올 들어 대학 졸업자 실업이 크게 늘어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8월 실업자 수는 월 평균 80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85만9000명보다 5만4000명(6.3%) 줄었다.

반면 대학교 졸업 이상 실업자 수는 작년 1~8월 25만5000명에서 올해 26만6000명으로 1만1000명(4.3%) 늘었다. 대졸 실업자는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 29만7000명까지 급증했지만 점차 감소세를 보이며 2002년 21만2000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올 들어 1999년(28만1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전문대 졸업 실업자는 지난해보다 1만1000명 줄었지만 일반 대학 및 대학원 졸업 실업자는 16만명으로 2만2000명 증가했다.

통계청 최연옥 고용복지통계과장은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는 등 고학력자는 많아진 반면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