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해상운임에 HMM·팬오션 희비 교차
by하지나 기자
2025.01.10 08:39:33
SCFI 석달만에 2500선 돌파..BDI 세자릿수로 하락
컨테이너선, 美동부 항만파업·선제적 화물 수송 늘어
中 경기 부진에 철강 수요 감소로 벌크선 시황 악화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해운업에서도 해상운임이 엇갈리며 주력 선종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의 경우 2500선을 넘으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벌크선의 경우 중국 경기 부진 영향으로 1000선을 밑돌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발틱운임지수(BDI)는 966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000선을 웃돌던 BDI는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며 세자릿수로 떨어졌다. BDI의 경우 발틱 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해운운임지수로 석탄,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낸다.
반면 대표적인 컨테이너 화물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SCFI는 2505.17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13일(2510.95) 이후 석달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컨테이너 운임 상승 배경으로는 이달 중 예정된 미국 동부 항만 파업 가능성과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고려한 선제적인 화물 수송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상승세는 미주 노선의 운임 상승이 주도했다. 미주 동안의 경우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6418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5.6% 상승했으며, 미주 서안은 4997달러로 9.1% 올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동부 항만의 자동화 설비 설치 관련 노사 간의 의견차가 명확해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 할증료 부과 등으로 인해 컨테이너 운임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면서 “또한 2월에는 컨테이너 얼라이언스 변화로 일시적 서비스 비효율 상승 및 이에 따른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크선 시황은 좋지 못하다. 벌크 화물 운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국과 인도의 철광석·석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철강 수요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대형 벌크선인 케이프(Cape size)선형의 용선료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오는 2월까지 시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을 주력 선종으로 하는 HMM과 벌크선이 주력인 팬오션의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HMM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반면, 팬오션의 경우 실적 컨센서스의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하나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1130억원에서 970억원, 대신증권은 1010억원에서 930억원으로 낮춰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