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교육·복지 인프라 확대로 정주여건 개선”
by박태진 기자
2024.09.19 05:40:00
■지방소멸 극복, 지자체가 미래다 ③경북 영천시
11개 산단 위치…통근인구 1만5000명 정주화 목표
자동차부품·첨단소재기업 유치…한민고 설립에도 사활
보현산댐 출렁다리에 관광객 몰려…생활인구 확대 효자
저출생·고령화로 대한민국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행정안전부가 생활인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전국 주요 시·군을 찾아 해당 지자체가 어떤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소멸 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영천(경북)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10일 오전 8시 30분. 경상북도 영천시 채신동에 있는 영천첨단부품소재일반산업단지 주변 도로에는 산단으로 진입하려는 화물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은 축구장 205개 규모의 영천 대표 산업단지로, 대구광역시, 경북 경산시 등 인근 도시에서 통근하는 인구도 가장 많았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영천IC와 맞닿아 있어 아침 출근길에는 개인승용차 외 통근버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 경북 영천시 소재 한 산업단지 내 회사 직원들이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영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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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는 행정안전부가 올해 89개 시·군을 인구감소(소멸)지구로 선정하기 전인 작년 8월 생활인구(정주인구와 해당지역에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구) 시범산정 대상지역 중 전라남도 영암군과 함께 ‘통근 유형’으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다.
영천시 인구는 지난해 기준 10만212명으로, 최근 3년간 인구 추이를 보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인구는 올해 3월 기준 39만2000명으로 작년 6월(34만7000명) 대비 증가 추세이지만 저출생,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과 출생아 대비 사망자 증가로 정주(등록)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게 영천시 설명이다. 유희성 영천시 인구교육과 인구행정담당은 “우리시에서는 인구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인근도시에서 통근하고 있는 1만5000여명의 통근 취업자가 영천에 정주할 수 있도록 전입혜택 확대,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을 적극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시에는 영천첨단부품소재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11개 산단이 있다. 주요 업종은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고분자화학 등이다. 부지 면적이 146만760㎡로 축구장 205개에 달하는 일반산업단지에는 5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또 본촌농공단지에 11개, 채신1공업단지 24개, 채신2공업단지 45개 업체가 들어와 있다.
사업체 수뿐만 아니라 종사자도 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교통 접근성 증대사업,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먼저 대구도시철도1호선 영천(금호) 연장 사업이 올해 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최종 통과돼 2030년 개통 예정이다. 올해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호읍 교대사거리~경산시 하양읍 동서교차로를 연결하는 국도4호선을 6차로로 확장할 예정이며 2028년 준공할 계획이다.
교통수단과 교통시설에 전자 제어 및 통신, 첨단기술과 정보를 접목해 교통체계 최적화를 통해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ITS 구축사업은 현재 시험운영 중이며 이번 달이나 다음달 중에 준공할 예정이다. ITS를 통해 신호개선, 교통관리, 주차정보,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 등 교통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경북 영천시 채신동, 본촌동, 금호읍 일대에 조성된 영천첨단부품소재일반산업단지 전경. (사진=영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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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생활인구가 증가한 데에는 산단 입주 기업의 공이 크다. 새로 짓는 산단에 입주한 기업도 있다. 중앙동과 화산면에 걸쳐 조성중인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부지면적 122만2403㎡)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화신이 800억원을 투자해 120명의 신규 일자리는 물론 350여명의 협력사 추가 고용효과도 냈다.
로젠택배도 이곳에 1259억원을 투입해 영남권 물류 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930여명의 고용창출은 물론 1486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영천시 설명이다. 또 고경면에 조성중인 고경 일반산업단지는 1단계 공사 공정률이 72%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영천시는 알루미늄 부품 제조 기업들과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영천시 생활인구가 증가한데에는 관광의 영향도 있다. 지난해 8월 개통한 보현산댐 출렁다리에 61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영천의 대표 관광지로 부상했다. 또 보현산댐 주변에는 별빛테마마을, 별빛야영장 등 캠핑 인프라가 풍부해 체류형 관광지로서도 적합하며 짚와이어(모노레일), 목재문화체험장, 산림복합체험관,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6월 기준 34만7000명이던 영천시 생활인구는 올해 3월 기준 39만2000명으로 늘었다. 보현산댐 출렁다리 등이 생활인구 확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영천시는 산단이 밀집해 있는 만큼 앞으로 우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영천첨단부품소재일반산업단지에는 올해 금창과 영진 두 기업으로부터 320억원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자동차 부품 제조시설 신설·증설할 예정이다. 또 하이테크파크지구 조기조성 등을 통해 우량기업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영천경마공원의 2026년 개장을 중심으로 금호역세권 개발로 상권이 형성도 기대된다.
아울러 영천시는 교육 인프라 확대에도 나선다. 영천시는 지난 7월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돼 3년간 최대 90억원 지원을 받아 학교, 산업체, 공공기관과 협력해 지역 우수 인재 양성 및 정주 지원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우수고교 육성을 위한 국방부 협약형 자율형 공립고(한민고)를 유치해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민고는 이사가 잦은 군인 자녀들의 정착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현재 영천시에는 육군3사관학교가 있어 한민고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민고 유치 여부는 다음달 결정된다.
유희성 담당은 “앞으로 영천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교육·문화·복지 인프라 구축으로 정주여건을 대폭 개선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