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국내 배터리株 '반사이익'-유진

by윤종성 기자
2019.06.14 08:19: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내 배터리 관련업체들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의 수혜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소재·부품 업체들 가운데 상아프론테크(08998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신흥에스이씨(243840), 후성(093370), 천보(278280), 에코프로비엠(247540)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미·중 무역분쟁으로 ESS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업체들의 약세가 예상된다”라며 “향후 ESS시장 성장의 중심축이 미국, 유럽 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해외 국가들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관련업체들이 핵심 수혜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ESS 시장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 제미니(Gemini) 태양광 프로젝트의 개발사는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하면서 ESS 설치계획을 추가했다. 이 회사는 2123MWh의 ESS를 설치,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껏 발표된 ESS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플로리다 파워(Florida Power)의 900MWh가 가장 컸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ESS 설치량이 약 777MWh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ESS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배터리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성 확보 △주요 주(州)들의 ESS 설치 의무화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ESS 사업 과금 허용 등의 이유가 복합 작용한 결과다. 한 연구원은 “미국 ESS 시장은 향후 연평균 72%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최대의 육상풍력 단지인 화이트리(Whitelee, 539MW) 개발업체는 지난 13일(현지시각) 200MWh/50MW의 ESS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스타스(VESTAS), 외르스테드(Orsted)등 유럽의 풍력업체들은 ESS사업부를 따로 만들어 발전소 건설 시 ESS 설치를 같이하는 방향으로 영업과 개발을 하고 있다.

이밖에 블랙아웃으로 홍역을 치루었던 호주는 풍력발전소와 ESS를 패키지로 묶어 단지를 건설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설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인도는 GWh급 ESS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ESS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중국업체들 경쟁력 약화까지 더해져 국내업체들의 ESS발 성장모멘텀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