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경매브리핑]구로에도 덮친 재건축열풍…재건축연한 단지에 67명 몰려

by정다슬 기자
2017.07.15 10:30:00

△67명의 응찰자들이 모이며 이번주 최다 응찰물건이 된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1단지 전경. [사진=지지옥션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재건축 투자 열풍이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서울 구로구에도 불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 서남권인 구로구는 주요 도심과 거리가 멀다는 입지적 제약이 있어 시장에서 소외당했습니다. 그러나 재건축 연한이 채워지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되고 1974년 지은 구로차량기지가 광명시로 이전되면서 이 일대 집값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시세도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 가능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번 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부동산 물건도 지어지진 31년이 돼 재건축 연한을 채운 구로구 구로동의 아파트였습니다.

22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일 남부지방법원에서 경매된 구로주공1단지 전용면적 73.1㎡ 아파트에는 무려 67명이 입찰표를 써냈습니다. 67명의 경합 끝에 이 아파트는 감정가(3억 9000만원)의 112.44%인 4억 3850만원에 정모씨에게 낙찰됐습니다. 1위와 2위(4억 3747만원) 사이의 입찰가격이 불과 100만원이 안됐다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치열한 눈치게임이 벌어졌는지 짐작게 합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1차 경매에 부쳐질 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도 입찰하지 않아 한 차례 유찰됐습니다. 물론 싸게 사려는 것이 목적인 경매에서 1차 경매에서 유찰됐다는 것만으로 이 아파트가 비인기 물건이었다고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다만 최근 경매시장 트렌드는 치열하게 붙을 것으로 예상하는 물건은 굳이 유찰돼 최저매각가격을 내려가는 것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지난 5월 경매 참여자들에게 이 물건은 ‘그리 급할 것 없다’고 판단됐다고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불과 2개월 만에 이 물건에 대한 인기가 치솟게 된 것은 그 옆 단지인 2차(1987년 7월 준공) 아파트 역시 이달로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게 되면서입니다. 구로주공아파트 입주자대표들은 최근 재건축에 대한 주민 의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1차 아파트가 1400가구, 2차 아파트는 726가구로 아직 조합 설립 등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지만 두 단지는 배관 등 내부시설을 공유해 통합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구로주공1단지도 몸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구로주공 73.1㎡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4억원 초반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4억 5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단지는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으며 서부간선도로, 안양천과 가까이 있어 교통이 편리합니다. 재건축 사업이 실제로 추진돼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자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7월 둘째주(7월 10~14일) 법원 경매는 1555건이 진행돼 653건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79.4%로 전주 대비 3.1%포인트 상승했으며 총 낙찰가는 17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주거시설은 225건 경매 진행돼 이중 111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91.3%로 전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서울 아파트 주간 낙찰가율은 107.3%로 전주대비 9.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번 주에 나온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 10건 중 6건이 낙찰되며 낙찰률 60.0%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 낙찰된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 6건 중 4건이 응찰자 수 10명을 넘기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는 22.7명으로 전주 대비 10.2명이나 늘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