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제품 개발,독일업체 독점뚫고 벤츠에 납품했죠"

by유근일 기자
2016.06.20 08:15:00

WC300기업 선정된 류한광 티에스알 대표
3년간 매출 30% R&D투입한 ''프로펠라 샤프트 커플링''
독일업체 독점 시장에서 10년여 만에 시장점유율 10% 넘봐
4~5년내 중국 시장 1위 기대

[글·사진=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해외 업체가 독점하던 프로펠라 샤프트 커플링을 국산화시켜 국산 자동차뿐 아니라 BMW, 벤츠 등 유명 자동차에도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 성장의 주된 비결이었습니다.”

류한광(54·사진) 티에스알 대표는 단기간에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연구개발(R&D)의 성과였다며 이처럼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보쉬그룹으로부터 자동차용 방진(防振)고무 분야 제조회사로는 유일하게 상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멕시코 공장을 설립해 미주 시장에서 생산 교두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티에스알은 높은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0일 월드클래스300(WC300)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38억원 중 300억원을 수출로 벌어들였다.

티에스알은 자동차용 정밀고무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프로펠라 샤프트 커플링(Propeller Shaft Coupling)은 자동차의 엔진 출력을 구동축에 전달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정밀 고무부품이다. 티에스알이 이 제품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독일의 SGF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SGF의 유일한 경쟁사인 일본의 도요는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모회사인 렉서스에만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류 대표는 “부품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다보니 현대자동차(005380) 입장에서도 SGF의 부품에 자동차 생산 방식을 맞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대차가 부품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티에스알은 3년여간 50억~60억원 가량을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기존 정밀고무부품 제조만으로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다. 류 대표는 회사의 공동 대표이자 최대주주인 이민혁 대표와 함께 대대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인수 당시 회사 매출(120억원)의 3분의 1가량을 신제품 개발에 쏟아 부었다.



류 대표는 “제품 개발 초반에는 우리를 믿지 못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던 분위기였지만 결국 GM을 시작으로 현대차에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며 “현대차의 개발 단계부터 필요한 부분들을 확인해 결국 에쿠스를 제외한 SUV 차량 거의 전 기종에는 우리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현대차를 시작으로 벤츠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티에스알은 SGF가 독점하던 시장에서 영역을 점차 넓혔다. 티에스알의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이제 10%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 제품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달한다. 그는 “2019년부터는 BMW용 제품도 양산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중국에 생긴 북경기차-벤츠-폭스바겐-아우디의 합작사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제안이 계속 들어오는 만큼 4~5년내 중국 시장에서는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그의 목표는 회사의 지속 성장이 가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를 신입사원들에 보증금만 받고 대여해 주는 등 직원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티에스알을 통해 우리 직원들이 평범한 사람도 범재, 수재가 될 수 있도록 박람회 탐방 등 해외 출장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TV브라운관 증폭기에 들어가던 부품과 자동차의 기름이 새지 않도록 하는 부품인 오링을 만들던 회사를 인수해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에도 납품할 정도의 회사를 만들었다”며 “연구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자동차 정밀 부품을 선도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