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새 강남 분양가 154% 급등…불붙는 고분양가 논란

by정다슬 기자
2016.06.16 05:30:00

재건축 단지 잇단 흥행몰이에 건설사 분양가 인상 러시
강남3구 분양가 상승률..서울 평균 3배 웃돌아
한남더힐 3.3㎡당=8150만원
경쟁적 분양가 올리기에 "미분양 부메랑 돌아올 수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고삐 풀린 듯 치솟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가의 경우 계단식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분양 경기가 호전되고 집값이 강세를 보인 틈을 타 건설사(시공사·시행사) 등이 너도나도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3.3㎡당 분양가가 8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선 ‘한남 더힐’ 아파트로 3.3㎡당 최고 8150만원(전용면적 244㎡)에 분양 중이다. 업계에서도 “아무리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분양가”라고 혀를 찰 정도다.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분양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달 14일 현재 강남3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916만원으로, 시장 회복 초기인 2014년 말(2274만원)에 비해 72%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분양가 상승률(23%)을 세 배 웃도는 수치다.

강남권 분양가 상승세는 강남구가 주도했다. 강남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4년 4분기 1512만원에서 현재 3847만원으로 154%나 뛰었다. 서초구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3.3㎡당 3092만원에서 4457만원으로 44% 올랐다. 올해 분양이 없었던 송파구 역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년 새 3.3㎡당 1937만원에서 2496만원으로 28% 뛰었다.



2014년 10월 분양된 서울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옛 우성3차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3150만원이었다. 하지만 1년 후 바로 인근에서 나온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옛 우성2차아파트)는 3.3㎡당 700만원 비싼 평균 385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문제는 건설사 등이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분양한 아파트가 성공을 거두면 다음에 나오는 아파트는 이 보다 분양가를 높게 매겨 계단식 상승세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일반에 분양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전용 49㎡형은 분양가가 3.3㎡당 최고 4495만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주택형으로 역대 최고가였던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옛 서초한양아파트)보다 3.3㎡당 330만원 이상 비싸다.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이 잇따라 청약시장에서 흥행를 거두자 기세를 타고 오는 7월 분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옛 개포주공 3단지)는 분양가를 3.3㎡당 평균 45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일부 가구는 3.3㎡당 50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분양 단지들이 분양가를 높여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착한 분양가’가 사라지고 있다”며 “지나친 분양가 인상은 결국 미분양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고 궁극적으론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