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상용화 길 열었다
by김정남 기자
2012.05.18 09:03:04
삼성 종기원, 그래핀 트랜지스터 구조 개발
그래핀, 기존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도 140배 높아
삼성, 그래핀의 금속성 한계 해결..장벽 높이조절 통해 전류제어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005930) 종합기술원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활용한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발했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벗겨낸 한 겹의 탄소 원자막으로, 원자들이 6각형 벌집 구조로 결합된 나노 소재다. 소재 중에서 두께는 가장 얇으면서도 강도와 전자 이동도 등은 가장 뛰어난 물질로 평가된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종합기술원이 개발한 그래핀 트랜지스터 구조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실리콘(Si) 소재의 트랜지스터가 수십억개씩 탑재된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려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 전자의 이동거리를 좁히거나 전자의 이동도가 더 높은 소재를 사용해 전자를 빠르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높은 전자 이동도를 갖고 있는 그래핀이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로 각광받아 온 이유다. 그래핀의 전자 이동도는 실리콘의 140배에 달한다. 게다가 두께는 0.35나노미터(㎚)에 불과하면서도 강도는 강철의 200배에 달하는 강한 물질이다.
다만 그래핀이 금속성을 지니고 있어 전류를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때문에 그래핀을 실리콘 대신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도체화 시켜야 했다. 그 과정에서 그래핀의 전자 이동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난제였다.
이번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개발한 그래핀 트랜지스터는 이 같은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그래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래핀과 실리콘을 접합해 `쇼키장벽(Schottky Barrier)`을 만들고, 이 장벽의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전류의 흐름과 차단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새로운 소자를 `배리스터(Barristor)`로 명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래핀에 대한 연구를 마라톤에 비유하면 현재는 골인 지점은 있는데 코스는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이제는 그 코스 방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 트랜지스터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다"고 자평했다.
한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그래핀 트랜지스터의 동작방식과 구조와 관련한 핵심 특허 9건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