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7.11.07 08:52:44
[조선일보 제공] 가을날씨의 여유를 느낄 틈도 없이 찬 바람의 공격이 시작됐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진 기온 탓에 우리 몸 구석구석이 고충을 겪기 마련. 찬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면 질병의 위험도도 단연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점점 쌀쌀해지는 요즘, 몸이 먼저 느끼는 찬바람 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예방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되어 기존 통증환자들의 증상이 더욱 심해지며 살짝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크게 다치기 쉽다. 특히 허리의 경우, 척추주변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되기 쉬워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이 심해지거나 만성요통이 악화도기 쉽다.
각종 부상환자도 늘어나는데, 이는 기온이 낮아져 부상 위험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보온이나 준비운동 없이 바깥출입이나 부주의한 신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과도하게 힘을 쓰거나 움직이게 되면 쉽게 손상을 입기 쉽다.
이렇듯, 쌀쌀해진 날씨에 척추나 관절 통증을 완화시키고 부상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온이 가장 중요하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낮을 때 외출하거나 활동할 때는 옷차림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평소 허리질환이 있던 사람이라면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외출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순간의 부주의로 갑작스런 허리통증이나 부상이 유발된 경우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마사지나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자칫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더 심각한 허리질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삐끗해 통증이 심해진 경우, 허리를 표면에서 만져서 아프거나 붓기가 있다면 냉찜질을, 그렇지 않다면 온찜질을 하고 바로 누운 자세에서 무릎 밑에 베개 등을 받치고 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소대변 장애가 있거나 발목, 발가락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든다면 심각한 허리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허리부상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다. 낮은 기온에 통증이 심해지거나 사소한 부상도 늘어나지만 낙상이나 스키, 스노우보드 등을 즐기다가 척추압박골절 부상을 입는 중증환자도 크게 증가한다. 서울척병원 김동윤 원장은 “평소 허리가 약하거나 허리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에 미리 걷기나 수영 등을 통해 허리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으며 골다골증도 적극적으로 치료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날씨에는 피부는 여러 가지 고초를 겪기 마련이다. 피부가 건조해져 하얀 각질이 일어나기도 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화끈거리는 현상이 생기는 것. 바로 대표적인 찬 바람 질환인 피부 건조증과 안면홍조 등이다.
먼저, 피부 건조증이 나타나면 살이 트는 것처럼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며 가려움증을 동반하게 된다. 주로 허벅지나 복부, 팔, 다리와 같은 부위에 주로 발생하며 특히 밤이 되면 그 가려움이 더욱 심해져 밤새 잠 못 이루고 긁적이는 경우가 다반사. 심하게 긁다 보면 긁은 부위가 손상돼 가려움이 더 심해지고 세균이 감염돼 곪을 수도 있다.
피부 건조증은 피부를 지나치게 문지르거나 비누나 세제를 많이 사용한 목욕 후에도 발생 될 수 있다. 일단, 피부건조증의 증상이 보이면 염증 등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각질을 심하게 미는 목욕을 피하고 목욕 후에는 충분히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 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하고 옷을 가볍게 입어 비교적 서늘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털옷보다는 면으로 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피부가 가렵다고 마구 긁어서도 안 된다. 증상이 심하면 가려운 부위에 얼음을 비닐로 싸서 대거나 5~10분 목욕하고 보습제를 바른다. 그리고 나일론 스타킹이나 스판 바지처럼 착 달라붙는 합성섬유 소재의 옷은 입지 않고 살에 닿는 섬유는 면 소재로 바꾸는 것이 좋다. 또한 추울수록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피부 자극을 방지하고 보온 효과를 내는 것도 좋다.
또 다른 찬 바람 질환인 안면홍조는 주로 모세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 결국 팽창된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로 선천적으로 피부가 예민한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안면홍조는 세안 시 헹굼 단계에서 냉수와 온수를 교대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온도 차에 대한 피부 저항력을 길러주는 것도 좋다. 안면홍조를 예방하려면 기본 적으로 카페인 음료나 술, 담배, 맵고 뜨거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좋으며 안면홍조의 경우 주로 급격한 온도차이에서 발생하므로 고온의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안면홍조가 너무 심각해 큰 스트레스가 된다면 퍼펙타레이저 같은 혈관레이저로 치료를 받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건조한 날씨에는 공기 중의 적당한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가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특히 바람이 차갑거나 건조한 날씨에는 외출 시에는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날씨가 서늘해지고, 찬바람이 불면서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참을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남성들만의 기관인 전립선에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전립선염이 그 원인이다.
전립선염은 평소에도 통증과 소변증상으로 괴로운 질환이지만 찬바람은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차가운 기운이 몸의 피로와 무기력증을 가중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추위로 인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면 하복부가 당기고, 회음부 긴장이 함께 동반되면서 회음부 뻐근함과 빈뇨감, 잔뇨감이 악화된다.
전립선은 방광과 음경사이, 직장 앞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 같은 위치해 정액의 일부를 형성하고, 정액이 요로로 흘러가기 전 감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전립선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유난히 소변을 자주보고, 소변줄기가 가늘어 지면서 농뇨, 혈뇨,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하복부와 회음부의 극심함 통증 및 불쾌감, 고환통, 요통 등 통증 증상이 나타난다. 또 평소 문제가 없었더라도 소변보는 횟수가 뚜렷하게 많아 졌거나, 소변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소변줄기가 약하고 힘이 없어지고, 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소변볼 때 통증이 있거나 회음부가 부은 듯이 뻐근한 증상이 있으면 전립선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전립선염에는 늘 ‘만성’ ‘고질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만큼 전립선염을 한번 걸리면 자꾸 재발되고 만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커 남성들은 예방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특히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전립선 관리가 중요하다. 전립선염은 하복부나 회음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찬기운이 몸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늘어나는 술자리도 조심해야 한다. 술은 ‘불 난데 기름 붓는 격’이라고 표현 할 정도로 전립선염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완화와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전립선 부위에 온열좌욕이나 온열찜질과 토마토, 생마늘, 양파, 파와 같은 신선한 야채, 된장(청국장)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당한 성생활은 회음부의 이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립선 분비액을 적절하게 배출시킬 수 있어, 전립선염을 의심해 무조건 성생활을 회피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한 자전거, 오토바이, 승마 또는 딱딱한 의자, 차가운 곳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회음부가 눌려 전립선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전립선전문한의원 손기정원장(대전대 교수)은 “전립선염을 한번 걸리면 자꾸 재발되고 만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방에서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질환이기 때문에 몸 전체적인 면역체계 향상과 염증부위에 직접 작용하는 한방치료가 신장의 기능적 개선, 항염작용, 소변배출 기능을 동시에 강화시켜주는 치료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