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증시 어디로..낙관·비관론 `팽팽`

by이진우 기자
2004.09.01 08:55:01

증권사 시각 제각각.."살때다" vs "조심하라"
내수회복 여부가 관건..이익 모멘텀도 변수

[edaily 이진우기자] "지금이라도 살때다. 상승이 본격화됐다" "이제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조정 가능성이 크다" 의외의 반등을 보여준 8월 증시를 마감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9월 증시 전망은 완전히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 9월의 종합주가지수 범위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하단을 750~770으로 보고 있고, 상단은 830~850으로 예상하고 있어 비관론과 낙관론의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은 일시적으로 조정을 보이더라도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고, 비관론 쪽은 반등이 지속될 수는 있지만 830내외가 한계라며 주식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비관론과 낙관론의 차이는 내수 회복 가능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비롯된다. 내수지표들이 바닥권에 있고 콜금리 인하로 인해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게 낙관론의 요지라면, 7월의 산업생산 지표에서 보여주듯 내수경기의 회복은 아직 요원해보인다는 게 비관론의 주장이다. 기업이익 모멘텀의 약화 역시 비관론자들은 이를 두려운 악재로 본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미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된 요소"로 치부했다. 8월 증시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경계론"을 주장할 때 기습적으로 반등했다면 9월 증시는 두갈래로 갈라진 증권사들중 어느 한쪽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 "8월 상승은 하락추세속 기술적 반등일 뿐" 우선 비관론을 내놓고 있는 증권사는 LG, 한투, 미래, 한양 등이다. 대부분 수출둔화와 내수회복 난망, 실적둔화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LG증권은 "주가는 800선에 도달한 상황이지만 기대만큼 추세적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 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하고 "오히려 내수 회복이 부진하다는 점과 기업 이익모멘텀 약화 등으로 인해 시장의 질적 악화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8월의 반등에 대해서는 "추세적 의미보다는 기대감에 근거한 기술적 반등의 개연성이 높다"의미를 깎아 내렸다. 한투증권도 추세전환에 대한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IT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FOMC 금리인상 부담 등이 추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820선을 고점으로 다시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820 이상에서는 점진적으로 비중축소에 나설 것을 권했다. 한양증권도 9월 국내 증시는 기업실적 둔화와 외국인 차익실현 가능성으로 인해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8월의 반등은 5개월 연속 하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와 콜금리 인하, 외국인 매수세 등이며 이는 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양증권은 "지난 4월말 KOSPI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외국인은 780P 이상의 지수대에서 차익실현에 주력했다"며 외국인의 매수세 기대감도 일축했다. 교보증권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비관론에 기울었다. 교보증권은 "오버 슈팅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조정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기대감보다는 경계감을 높일 시점이라고 밝혔다.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나타난 결과는 내수경기 회복이 조기화되기 힘든 상황임을 시사했고, 수출경기 둔화도 예상보다 조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IT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하나증권도 역시 주가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지만 지수상단은 850선으로 비교적 높게 잡았다. 다소 중립적인 입장이다. 하나증권은 9월은 8월 반등 장세의 연장국면이 될 것이라며 "콜금리 인하 이후 내수회복 및 유동성 유입 기대, 반도체 주식의 랠리 기대, 유가 안정 등 긍정적 변수의 영향력이 9월에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상승이 대세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내수회복 지금부터..이익모멘텀 약화는 기반영" 반면 세종, 한화, 대신, 동원, 동양 등은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쪽에 한 표씩을 던졌다. 콜금리 인하로 내수회복 가능성이 크며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서 증시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비관론자들이 제기하는 악재에 대한 해명보다는 새로운 재료를 찾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9월 증시를 새로운 상승의 시작이라고 언급하고 "증시의 변화는 계속되는 비관론 속에서 조그만 변화에 의해 시작되며 내수지표가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단행된 한국은행의 예상치 못한 콜금리 인하는 국내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상승여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역사적 저평가 상태에 머물고 있는 국내증시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T섹터의 증시 주도력이 회복되면서 850선 이상의 추가상승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상승흐름이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 내수경기 회복기대,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었다면, 향후 국내증시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과 국내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완화로 재평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제유가의 경우 이라크 전쟁 당시 이상과열을 보인데 따른 후유증과 개선 가능성이 높은 원유수급상황에 힘입어 당분간 안정적인 가격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이익모멘텀 약화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주가반영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익 모멘텀이 줄어들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주가에 큰 폭으로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한화증권도 "9월 증시는 유가 진정과 경기부양 기대, 미국 가격관련 변수 호전으로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770~8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과거 콜금리와 주식시장 관계는 강력한 정(+)의 상관관계를 가졌으며, 금리정책 외에 재정정책 시행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을 부각시켰다. 또 "IT 기업에 대한 실적전망은 밝지 않지만 주가 하락폭이 컸던데다 가격관련 변수 개선으로 반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9월에도 최근 반등세가 일시적으로 연장된 후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인 상승은 의심스럽지만 저점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극단적인 낙관과 비관 을 모두 경계한다는 식으로 판단의 어려움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