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어머니 故홍은혜 여사의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 軍에 기증

by김관용 기자
2018.06.24 10:34:29

손명원대표, 故홍은혜 여사 생전에
모자(母子)가 함께 군가 만들어 해군에 기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초대 해군참모총장 고(故) 손원일 제독(1909~1980)의 큰아들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가 어머니 고(故) 홍은혜 여사(1917~2017) 생전에 모자가 함께 만든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를 26일 해군에 기증한다.

홍 여사는 남편과 함께 1946년 국군의 첫 군가 ‘해방행진곡’을 만들었다. ‘대한민국 해군아’는 홍 여사가 해군에 기증하는 마지막 군가다. 해군은 오는 26일 부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호국음악회’에서 ‘대한민국 해군아’를 초연(初演)하고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는 손 대표가 해군 어린이음악대 단원 시절과 그 후 틈틈이 음악활동을 한 경험을 살려 작곡을 하고 부모님이 생전에 들려주셨던 이야기들을 가사에 담은 곡이다. 홍 여사 생전에 손 대표가 쓴 곡을 어머니께 들려주고 조금씩 수정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손명원 대표가 어머니 故홍은혜 여사와 함께 만든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 악보를 해군 수병이 들고 있다. 손 대표는 오는 26일 이 군가를 해군에 기증할 예정이다. [사진=해군]
특히 ‘대한민국 해군아’ 군가 가사는 손원일 제독과 홍 여사가 손 대표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1절은 어머니 홍 여사의 이야기다. 가사는 “진해 흙길 위해서 목총 들고 고무신 신고 행진하던 해군 장병들의 모습이 선하다”라며 “썩기 직전의 감자와 팔다 남던 생선을 끓여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지만,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고 아무리 힘들어도 장병들은 우렁차게 군가를 부르며 희망을 이야기했다”고 하는 말을 전한다. 2절은 아버지 손 제독 이야기다. 손 제독이 초창기 해군을 건설할 당시 “대한민국 해군이 언젠가는 오대양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라며 “이 소중한 꿈은 젊음을 서슴없이 바다에 바친 사나이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는 말을 전한다.

후렴은 두 분의 해군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 손 대표는 “제가 어렸을 적 부모님은 항상 저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행진하는 해군 장병들을 보면 사랑이 북받쳐 오른다고 말씀하셨다”라며 “해군사관학교 뒷산 이름이 예전에는 원일봉으로 불렸는데, 아버님 모습 그대로 앞으로도 원일봉이 해군을 보호하고 사랑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후렴에 넣었다”고 말했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이 창설 초기부터 신사도 정신과 죽음을 각오하고 바다를 사수하는 기개를 담은 군가를 가질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해군의 훌륭한 전통이자 자부심이 됐다”며 “손원일 초대참모총장님과 홍은혜 여사님의 끝없는 해군사랑의 마음이 담긴 ‘대한민국 해군아’를 널리 애창해 해군이 본연의 사명과 임무를 완수하는 데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기증받은 ‘대한민국 해군아’를 정식 군가로 제정하고 각 부대에 보급해 군가가창 및 군가방송을 활성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