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준금리 인하사이클 서둘러 접었다

by이정훈 기자
2017.02.09 06:41:13

RBI 통화정책회의서 예상 깨고 금리 동결
통화정책 `부양적`에서 `중립적` 선회

우리지트 파텔 인도 중앙은행 총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도 중앙은행(RBI)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통화정책 스탠스를 `부양적(accommodative)`에서 `중립적(neutral)`으로 선회함으로써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락됐음을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RBI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레포금리)를 6년만에 최저 수준인 현행 6.25%로 동결했다. 앞서 블룸버그가 39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9명 가운데 34명이 금리 인하를 점쳤던 만큼 깜짝 동결이었다. RBI측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화폐 개혁조치 이후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내년까지 인도 경제가 가파른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점쳤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11월 모디 총리가 인도 경제의 과도한 현금의존도를 낮추겠다며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유통을 중단하고 신권으로 화폐 교환을 단행한 조치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대신 저축만 늘어나 경제 성장이 4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한 바 있다.

특히 RBI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통화정책기조를 부양적인 수준에서 중립적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갭(=아웃풋 갭)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조절해 나가겠다”며 정책기조 선회를 알렸다. ‘부양적’이라는 단어는 지난 2015년 6월에 처음 성명서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유지돼왔다.

우리지트 파텔 RBI 총재도 “통화정책을 중립적으로 선회했다는 건 그만큼 향후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루파 레게 니추어 L&T파이낸스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RBI가 매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바뀌게 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었던 만큼 또 한 번의 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뜻밖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