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종 종로구청장 “관광+문화 더하면 부가가치 높아져"

by성문재 기자
2012.06.13 08:47:30

"역사 전통 발전시켜 문화종로 만들 것"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3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문화 종로가 돼야 합니다. 문화는 우리 역사와 전통을 잘 계승, 발전시키면서 구민들의 먹거리, 즉 생존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구의 미래를 위해 문화를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중심으로서 6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종로는 지금 그 어느 곳,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대욱 기자 doorim@edaily.co.kr

김영종 구청장은 12일 “똑같은 관광을 하더라도 문화 콘텐츠가 가미되면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며 “예를 들어 3만원 짜리 한정식에 판소리, 국악 등 전통문화를 곁들이면 돈을 더 받더라도 장사가 훨씬 잘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우리 국악의 1번지인 돈화문로 일대 종합개발을 추진중이다. 돈화문로와 피맛길의 가로환경을 정비하고 도시계획시설, 문화시설 결정을 통한 거점시설 확충이 주요 내용이다. 창덕궁 맞은편에 궁중생활사 전시관을, 돈화문주유소 자리에는 국악예술당을 건립한다.

창덕궁, 종묘 등 세계문화유산 주변 지역인 탓에 개발에 많은 제한이 있지만 서울시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975년 공원으로 조성된 이후 젊음의 상징이 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도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인근 건물 담장 허물기를 통해 공원 면적을 현재보다 60% 늘리고 야외공연장을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계단이 없는 노천 공연장으로 변경한다.

김 구청장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잘 지켜나갈 때 종로는 생명력이 있다”며 “우리 전통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북촌 한옥마을도 옛 모습을 유지하면서 더욱 아름답게, 주변과 조화롭게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도시농업에 관심이 많다. 도시농업은 도시생태계 보존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회복 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 속 생태보전 지역인 부암동 백사실 계곡의 능금마을에 친환경 도시농장 시범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최근 구청사 옥상에도 텃밭을 마련했다.

특히 관내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고 텃밭을 만든 사례는 김 청장의 작품이다. 작년 650여톤의 무단투기 쓰레기를 치운 자리에 4055㎡의 도시텃밭을 조성했다. 올해는 북촌 한옥마을, 행촌동에서 각각 25톤, 55톤의 쓰레기를 거둬내 총 3곳에 242㎡의 텃밭을 마련했다.

김 구청장은 “청소가 도시농업과 결합돼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며 “구청은 환경이 정비돼서 좋고, 주민은 농사짓고 이웃과 소통할 수 있어 좋다. 마을 만들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표 농산물도 만들 생각이다”라며 “양은 많지 않겠지만 종로에서 생산됐다는 자체가 의미있다. 친환경 동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한대욱 기자 doorim@edaily.co.kr



종로구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적인 인구 감소다. 지난 1980년 29만명이던 구민은 올해 17만명으로 줄었다. 상업시설 증가에 따른 도심 공동화 현상, 재개발 등이 원인이다. 이는 예산 확보 문제로도 이어진다. 재정 자립도는 25개 자치구 중 4번째로 양호하지만 재정규모 자체는 최하위권이다.

김 구청장은 “‘살고싶은 동네, 사람이 행복한 종로’를 만들겠다”며 “작은 것 하나부터 꼼꼼하게 챙겨서 주민이 불편해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해결하고 서비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953년 전남 곡성 출생으로 1993년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85~2000년 중원종합건축사 대표건축사, 1999~2009년 종로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위원, 2004~2007년 한국수자원공사 이사를 역임했다. 2006년 종로구청장 낙선 후 2010년 6·2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해 당선됐다. 2010년부터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