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순위 청약'' 몰리는 이유 있었네
by류의성 기자
2012.04.04 09:02:59
청약통장 없어도 신청 가능
''재당첨 제한''에도 안걸려
청약통자경기 침체로 사실상 경쟁 청약 무의미..청약 3순위 결과가 좌우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4일자 22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된 롯데건설의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 일반분양 364가구 모집에 606명이 지원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중 204명이 3순위에 지원하면서 순위내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는 것이다.
지난 달 청약을 마친 삼성물산(000830)의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도 3순위가 인기였다. 총 청약 접수자 1300명 중 926명이 3순위 지원자였던 것. 신청자 71%가 3순위에 몰린 셈이다.
최근 분양을 마친 대우건설(047040)의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역시 825명의 청약자 중 588명이 3순위에 지원했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 2차도 1~3순위까지 739명의 청약접수자 중 540명이 3순위에 몰렸다.
올 봄 주택 분양시장에서 3순위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청약 통장을 사용해야하는 1· 2 순위 마감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3순위는 청약통장없이 신청금 100만원만 있으면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착안, 건설사들도 같은 날 청약 1· 2 순위를 진행하고, 3순위는 시간을 둔 뒤 청약자를 상대로 집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 2 순위 성적이 저조해도 3순위 청약을 기대하는 건설사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견본주택에서 받는 사전 접수 등 무순위 청약도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추후 분양권 당첨 시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재당첨 금지 조항에 적용되지 않고, 동과 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H공인중개사는 "1~2순위자들은 청약통장을 아끼고 강남 보금자리지구나 위례신도시 등 유망지역에 사용하는게 전략으로 자리잡았다"고 풀이했다. 이어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주를 이뤄 수요 연령층이 낮아지고, 로얄층 당첨을 노리는 투자수요까지 겹쳐 3순위 청약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포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도 "작년 4월 분양한 한강신도시 푸르지오의 경우 0.22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일만큼 저조했지만 1년도 채 안돼 계약률이 95%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청약 마감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사실상 경쟁 청약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후순위를 노리는 수요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3순위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청약통장을 꺼리는 수요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원하는 타입의 주택형을 미리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