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0'…샤페론, 내달 아토피 치료제 모멘텀 온다

by이광수 기자
2023.01.30 14:45:58

내달 국내 임상2상 결과 발표…중간 데이터 우수
4월 美 임상2상 IND 제출 계획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샤페론(378800)이 개발중인 아토피 치료제 ‘누겔(NuGel)’의 임상 모멘텀이 가시권으로 다가왔다. 오는 2월 국내 임상 2상 데이터가 발표된다. 동시에 미국 임상 2상 계획서(IND)를 신청,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LO)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내달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 중인 ‘누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다. 샤페론 관계자는 “내달 발표할 계획으로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확정이 안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미국 임상2상을 위한 임상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누겔은 면역 및 혈관 세포에 존재하는 염증복합체를 억제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화하는 사이토카인 ‘TSLP’ 발현을 낮추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체내 염증 조절 세포 수를 증가시켜 이중으로 광범위한 염증 병리 기전을 제어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누겔이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아토피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만 따로 떼어도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여전히 미 충족된 의료 수요가 높다. 아토피 치료제로 자주 거론되는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으로 개발한 ‘듀피젠트’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비싸서다.

2주에 1번 1년 동안 듀피젠트를 맞아야 하는데 2000만원 가까운 비용을 들여야 한다. 다행히 2020년 건보 급여가 적용돼 국내는 3년 이상 아토피를 앓는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190만원정도를 내면 된다. 다만 급여를 인정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등 국소치료제를 4주 이상 투여해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50% 이상 감소 등의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다. 그럼에도 듀피젠트는 국내에서만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만 772억원규모로 처방됐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료=샤페론)
아토피 환자의 80%는 보습제와 스테로이드를 활용해 치료를 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 여기에 스테로이드 내성은 물론 모세혈관확장증이나 지반병 등 부작용 우려도 커 환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기도 한다.

누겔은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면서도 안전성과 부작용 측면에서 자유롭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듀피젠트처럼 중증 이상의 환자가 아닌 초기에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도 시장의 기대감을 모은다. 아토피 피부염은 영유아 때부터 발생하는 질환이어서다.



샤페론은 전체 환자의 90%가 초기~중증 환자일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중증 이상은 듀피젠트에게 내 준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속한 앞단의 환자를 높은 안전성으로 스테로이드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다면 기대이상의 상업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페론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5개 병원에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 60명을 중심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중간 데이터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자료=샤페론)
내달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면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을 위한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작년에 FDA와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 프로토콜 등을 조정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아토피 시장에서 미국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 시장진출은 샤페론에게는 반드시 달성해야할 경영목표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체 아토피 시장에서 북미가 48.5%를 차지해 현재 약 6조원의 시장 규모가 형성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유럽(27.8%) △아시아-태평양(14.4%) △중동-아프리카(5.4%) △남미(4.0%) 등의 순이었다. 지역에 무관하게 매년 9%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샤페론 관계자는 “국내 2상이 발표된 이후 미국 2상을 추진한다”며 “곧바로 국내 3상으로 진입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국내 데이터만 있는 상황이고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서 미국 임상 2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점은 4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샤페론은 누겔에 대해서 2021년 중간 데이터 발표 이후 국내외 제약사 3곳으로부터 텀 싯(term sheet)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본 계약은 아니지만 임상 2상 최종데이터나, 추후 미국 임상 결과에 따라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뉴겔 현재까지 임상 데이터 (자료=샤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