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0일째 역대 가장 긴 `극도의 공포`…짓눌린 코인시장
by이정훈 기자
2022.07.16 13:25:16
급락 멈춘 비트코인 2만달러 고수…공포·탐욕지수 제자리
`역대 최장` 70일 연속 `극도의 공포` 영역에서 못 벗어나
2018년과 2020년 약세장에 비해서도 과도하게 장기화돼
주식과의 디커플링, 업계 연쇄파산 진정 확인 후 본격 반등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수준을 회복한 뒤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상자산시장의 투자심리는 역대 가장 긴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주식 간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가상자산업계에서의 파산과 같은 악재가 줄어 들어야만 이 같은 투자심리도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한때 1만7600달러까지 추락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추가 하락 없이 2만달러 안팎에서 급락세를 멈춘 상태다. 16일 시장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1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1% 정도 올라 2만74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안정세는 회복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날도 가상자산시장에서의 시장 참가자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공포와 탐욕지수는 25선을 회복하지 못해 `극도의 공포` 영역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공포와 탐욕지수는 최고치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25 아래에 있을 경우 극도의 공포 국면으로 분류되는데, 이날까지 지수는 무려 70일째 극도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해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롭게 썼다. 루나-테라 사태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5월5일 이후 단 하루도 지수는 25선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업체인 룩인투비트코인의 필립 스위프트 크리에이터는 “이번 하락장에서 극도의 공포 기간은 앞선 비트코인 급락기였던 2018년이나 2020년 당시보다 더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에는 32일, 2020년에는 50일간 각각 극도의 공포 기간이 이어졌다.
이처럼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건, 이번 약세장이 비단 비트코인 자체만의 악재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이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비트코인이 달러화와 강한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이면서 주식 하락과 달러 강세가 비트코인을 더 억누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리서치업체인 샌티먼트 역시 “현 단게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본격적인 반등을 보이기 위해선 우선 가상자산이 주식을 비롯한 전통적인 자산과의 상관관계를 낮춰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비트코인은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은 시점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가상자산업계에서의 파산 소식이 어느 정도 진정돼야 투자심리도 완연하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렉 얼램 오안다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요 며칠 시장이 안정되긴 했지만, 그 자체가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전반적인 위험회피와 계속된 시장 내 파산 소식 등으로 보면 비트코인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걱정스럽다”며 “셀시우스 이후 또다른 파산 소식이 들린다면 비트코인은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