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있는 대기업이 없는 곳보다 성장률 높다" 분석 나와

by배진솔 기자
2021.06.27 11:00:15

CEO스코어, 국내 30대 그룹 2000~2020년 조사 결과
오너있는 대기업 408% ↑…非오너 그룹 262% ↑ 그쳐
10년간 자산 증가폭 1위 '신세계'…금호아시아나 가장 부진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내 30대 그룹 중 오너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성장률이 오너가 없는 대기업집단에 비해 성장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의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자산 공정자산 성장률을 분석한 결과 오너가 있는 대기업집단 26곳의 공정자산은 평균 408%성장률을 보인 반면 오너가 없는 대기업집단은 평균 262%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너가 있는 그룹 가운데 신세계가 10년간 자산이 1340.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부영(1009.5%) △CJ(001040)(628%) △롯데(605.5%) △현대차(005380)(581%) 등 그룹도 자산이 500% 이상 늘어나며 증가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금호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자산이 50.3% 증가하며 성장률이 가장 저조했다. △한진(002320)(57.7%) △네이버(035420)(105.4%) △셀트리온(068270)(153.7%) △두산(000150)(165%) 등도 자산 성장률이 오너 그룹 평균을 하회했다.

10대 그룹으로 중에서는 롯데가 605.5% 성장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현대차(581%) △삼성(554.5%) △한화(000880)(534.1%) △현대중공업(518.1%)도 6배 이상 고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SK(034730)(405.6%) △GS(078930)(261.5%) △LG(003550)(191.2%)는 성장률이 평균을 하회했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한 기업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 성장률이 더 높았다.



CEO스코어 분석 결과 장남 또는 장녀가 경영권을 물려받은 경우 평균 325.7% 성장했지만, 그 외 자녀가 승계한 경우 572.1%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5대 그룹 중 장남·장녀 승계 그룹은 298.4% 성장한 반면, 차남·차녀 이하 승계그룹은 성장률이 580.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CEO스코어는 “장남·장녀가 경영권을 승계해야 한다는 유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능력과 잠재력이 있는 자녀를 후계자로 선택했던 창업주들의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실제 장남·장녀로의 능력 위주로 경영권을 승계한 주요 그룹들은 오너 리더십을 중심으로 양과 질적인 면 모두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故)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도 장남 고 이맹희 제일비료 회장과 차남 고 이창희 새한그룹 창업주 대신 경영 수업에서 성과를 보인 삼남 고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정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취임 5년 째던 1993년 6월7일 근본적 혁신을 강조한 ‘신경영선언’을 발표하고 ‘양’을 넘어선 ‘질’적인 성장에 집중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그룹은 2000년 이후 고성장을 거듭해 20년간 6.5배 커졌다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 역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회장이다. 정몽구 회장은 1991년 현대차 최초의 SUV 차량인 갤로퍼를 성공시키며 입지를 다졌고, 1997년 IMF로 경영위기를 맞은 기아자동차를 인수했다. 이후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면서 하위권에 머물던 현대기아차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혁신한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조사 기간 581% 성장했다.

(자료=CEO스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