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청와대 최장기 거주자...'강퇴' 당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by김화균 기자
2017.03.11 07:00:00

[이데일리 김화균 기자]‘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대한민국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 주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결정으로 10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제18대 대통령에서 ‘민간인 박근혜’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 그는 곧 청와대에서 퇴거를 해야한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에게는 사실상 ‘평생의 집’이었다. 청와대 생활 기간을 합치면 20년. 청와대에 가장 오래 거주한 사람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탄핵 결정으로 조만간 청와대를 떠나야 할 운명에 처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은 196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제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의 청와대 생활이 시작됐다. 당시 서울 장충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박 전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성심여중, 성심여고를 다녔으며 1974년 서강대를 졸업할 때까지 청와대에서 지냈다. 이후 잠시 프랑스 그르노블대학교로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청와대를 비웠다. 하지만 1974년 모친인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으로 청와대로 돌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의 가족사진. 1966년 촬영한 것이다. [사진제공=국가기록원]
박 전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육 여사를 대신해 영부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청와대를 떠나 서울 신당동 사저(나중에 삼성동으로 이사)로 옮겼다.

결국 박 전대통령은 청소년기와 20대를 청와대를 집으로 살아온 셈이다. 또한 청와대 생활 속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잃는 불행을 겪였다. 그에게 청와대는 추억과 아픔이 동시에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청와대로 재입성했다.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다시 청와대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4년 여가 흐른 2017년 3월 10일, 헌재의 탄핵 결정을 다시 청와대를 떠나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결정에 따라 곧바로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 자연인 신분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은 1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로 이사를 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이날 오후 3시께 청와대 경호실과 총무비서관실 요원들이 삼성동 사저에서 목격됐다. 이날 중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삼성동 상황 때문에 오늘 이동하지 못한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 관저에 있게 된다”고 전했다. 헌재의 선고는 즉각 효력이 발생하지만, 경호시설 미비 등 현실적인 입주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동 사저는 약 4년간 비워둬 난방 등 수리해야 할 곳이 많은 데다, 경호시설 등이 제대로 완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