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눈에 띄네’

by박태진 기자
2015.12.30 07:56:06

반도·중흥건설 1조 클럽 첫 가입
시평순위 선두 삼성·현대 앞질러
내년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치열

△2015년은 12월 29일까지 누적액.[자료=각 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사업(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1조원 이상의 재건축·재개발 공사를 따내 수주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중견 건설사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과 중흥건설은 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1조 원 이상을 수주했다. 각각 5곳의 도시정비사업장에서 1조 1813억원, 1조 969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들 건설사의 수주 실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보다 앞섰다. 삼성물산은 1월부터 29일 현재까지 8800억원, 현대건설은 1963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또 10대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한 곳은 GS건설(8조 180억원)과 대림산업(2조 72111억원), 현대산업개발(2조 4421억원) 등 5곳에 불과하다.

반도건설은 지난 5월 부산 북구 구포3구역 재개발사업(1213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7월 한 달 동안에만 충북 청주시 사직3구역 재개발(4240억원), 광주 남구 월산1구역 재개발(1573억원), 경남 창원시 내동 연합 재건축(1886억원) 등 3곳의 정비사업을 따냈다. 최근 대구 서구 평리3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2901억원)도 확보했다. 총 수주액이 작년(2582억원)의 5배가 넘는다.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중흥건설도 올해 놀랄만한 수주 실적을 거뒀다. 올 들어 광주 동구 계림8구역 재개발(2269억원), 광주 광산구 송정주공아파트 재건축(2665억원), 부산 사상구 덕포1구역 재개발사업(2751억원) 등을 잇달아 따낸 것이다.



이밖에 호반건설·우미건설, 한양, 진흥기업 등도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호반건설과 우미건설은 지난해 이 분야 실적이 없었다.

우미건설은 올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춘천 후평동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 5년 사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다변화 일환으로 정비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대형 건설사에 밀렸지만 앞으로 사업성이 뛰어난 곳을 선별 수주해 이 분야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경기도 광명시 10R구역과 광주 동구 계림8구역 재개발사업에서약 3500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첫 진출 결과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한양도 올해 대구 송현 주택 재건축, 남양주 도곡2구역 재개발, 광주 신가동 재개발 등 3개 사업지에서 약 4500억원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작년(979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4668억원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독점 무대였던 도시정비사업에 중견 건설사들이 뛰어들어 당당히 자신들만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으로 인해 내년 도시정비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