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상건 기자
2012.07.26 08:49:37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치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설 등 유럽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채권시장은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강세(채권 금리 하락) 흐름이 예상된다. 간밤 무디스 독일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시중은행 17곳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개장 전 발표된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 성장하는데 그쳤다. 전분기보다는 0.4% 증가했다.
채권시장에서는 1년물을 제외하고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5년물 이하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3%)와 역전된 지 오래됐고, 10년물 국채 금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01%로 기준금리와 불과 1bp밖에 금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급 상황도 채권 금리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외국인은 중·장기물을 위주로 국채를 매수하고 있고, 보험과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은 비워놨던 포지션을 메우는 데 여념이 없다. 초강세 기조가 우려되지만, ‘시장에 맞서는 것은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잇따른 경기 둔화 발언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전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을 3%로 예상하지만, 하방 위험이 큰 상태”라며 앞으로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내 경기 회복세가 엘(L)자형을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레벨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국채선물을 매도하고 있는 점은 시장의 강세를 제한할 수 있다. 외국인은 사흘간 1만 5000계약이 넘게 국채 선물을 팔았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강해지고,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다면 시장은 약세(채권 금리 상승)로 돌아설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철도공사는 각각 1000억 원 규모로 공사채 입찰을 하고, 한국은행은 3조 원 규모로 환매조건부채권(RP) 환매수를 한다. 신상건 기자 adoni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