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金사과' 막는다…계약재배 물량 늘리고 출하처도 관리
by김은비 기자
2024.04.02 08:00:00
농식품부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
사과 계약재배물량 4.9톤→6만톤으로 22.4%↑
출하시기 뿐만 아니라 출하처·용도도 정부가 관리
2030년에는 전체 생산량의 30%까지 확대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사과·배 생산량 급감으로 과일 물가 관리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정부가 올해는 계약재배물량을 늘려 수급 불안에 미리 대비한다. 또 일부 물량은 출하 시기 뿐만 아니라 출하처·용도까지 직접 관리해 보다 효과적으로 수급 관리에 나선다.
| 은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사진=연합뉴스) |
|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과수 생산액은 2022년 기준 5조 8000억원으로 전체 농업 생산액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생산국 대비 국내 과수 가격 경쟁력은 낮은 수준이고, 재해 대응 등 기후변화 준비도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해 경우 봄철 냉해, 여름철 호우·탄저병 등 재해·병해충 피해가 발생하면서 사과·배 생산량이 30% 가량 급감했다. 이에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까지 자극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올해 이같은 수급 불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2024 사과 안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우선 수급 안정용 사과 계약재배물량을 지난해 4만 9000톤에서 올해 6만톤으로 22.4% 늘린다. 일부 물량은 출하시기 뿐만 아니라 출하처·용도까지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강화된 방식으로 운용한다. 도매·소매 등 수급 상황에 따라서 물량이 더 필요한 곳에 정부가 지정해 수급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계약재배 물량은 203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30%인 15만톤 까지 끌어올린다. 사과 뿐만 아니라 배 역시 비슷한 수준인 6만톤까지 늘린다. 통상 계약재배는 명절 성수품 공급에 주로 활용돼 평상시 수급 관리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물량 확대를 통해 명절 수요의 50%, 평시 수요의 25%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급 상황에 따라 최대 5만톤을 지정출하 방식으로 운영해 가격 급등락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재해에 대비해 선제적인 생육관리에도 나선다. 지난 1월 구성한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4월 중 냉해를 특별 관리하고, 이후 가뭄·탄저병 등 시기별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예방·관리한다.
2030년까지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도 제시했다. 냉해·태풍·폭염 등 3대 재해 예방시설을 2030년까지 전체 생산지의 30%까지 대폭 확충한다. 또 강원도 등 미래재배적지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스마트 과수원 특화 단지를 조성한다. 스마트과수원은 나무 형태·배치를 단순화해 노동력을 기존 과수원 대비 30% 가량 절검하고, 햇빛 이용률을 높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과수원이다. 20ha(헥타르) 규모의 과수원을 내년에 5개소 조성하고, 2030년까지는 60개소로 늘린다. 이는 전체 사과 재배면적의 4% 수준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사과·배 거래를 늘려 유통비용을 10% 가량 줄인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직거래가 가능해 현재 4단계의 유통과정을 2단계로 줄일 수 있다. 사과의 경우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유통 비중을 전체 거래의 15%까지 확대한다. 산지와 소비지 직거래 비중도 22.6%에서 35%까지 높인다.
이밖에도 소비 변화에 맞춰 신품종·중소과 등 생산을 늘린다. 이를 위해 일상 소비용 중소과 생산 면적을 전체의 5%까지 확대하고, 제수용 중심의 크기 규격을 완화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전국민이 국산 과일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생육 관리와 중장기 생산 체계 전환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