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예측한 탈레브 “비트코인은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
by최정훈 기자
2021.04.24 10:18:46
‘블랙스완’ 저자 나심 탈레브 “비트코인 폰지사기 특징 가져”
“가치 등락 극심한 비트코인, 화폐될 수 없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저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비트코인을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심 탈레브는 2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에 대해 “폰지사기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비트코인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전한 헤지 수단이라고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한 것이다.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오래 일한 뒤 뉴욕대 교수를 지내 탈레브는 2007년 자신의 저서 블랙스완을 발간했다. 블랙스완이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주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로, 그는 이 저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유명세를 얻었다.
탈레브는 이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오는데 비트코인 가격은 제로가 될 수도 있다”며 “가상화폐 체계는 아름답고 잘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경제적인 무언가와 연계돼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탈레브는 한 때 비트코인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했던 것에 대해 “처음에 내가 속았다”며 “하루 5%, 한 달에 20% 등락하는 것은 화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명목화폐의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샀던 것”이라며 “나는 그것이 비정부 화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탈레브는 그러면서 “그것은 순전한 투기일 뿐이고, 마치 게임과 같다”며 “설령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폭등해 100만달러까지 가더라도 자신의 비판적 견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브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를 원한다면 땅을 조금 사서 올리브 같은 것을 키워봐라. 그러면 땅값이 떨어지더라도 올리브를 갖게 된다”며 “투자자들에게 최선의 전략은 미래에 수확물을 거둘 수 있는 뭔가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