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속도 내는 해마로푸드…가맹점·노사 갈등 '잡음'

by이성웅 기자
2020.07.10 07:00:00

이병윤 신임 사장, 취임 한 달 만에 ''4대 경영전략'' 발표
사모펀드 인수 이후 수익성 개선에 초점
맘스터치 가격 인상 및 메뉴 개편에 소비자·점주 불만
노사 갈등은 식을 기미 안 보여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패스트푸드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하반기부터 수정된 경영 전략을 적용하는 가운데 인수 이후 불거진 노사 간 갈등은 점점 간극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병윤 해마로푸드서비스 사업부문 총괄사장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해마로푸드서비스는 하반기부터 새로운 경영전략을 적용한다.

이번 경영전략은 지난 6월 이병윤 해마로푸드서비스 사업부문 총괄사장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 사장은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전신인 TS해마로 공채 출신으로 CJ푸드빌과 SPC삼립 등을 거쳐 친정으로 돌아왔다.

해마로는 사업 개편 과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수익구조 개선 △현장과 고객 중심의 경영체계 개편 △기업문화 및 조직 강화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1997년 맘스터치 론칭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맘스터치가 2010년대 이후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버거’로 인기를 끌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매장 수는 2004년 500개에서 2년 만에 1000개로 급증했다.

매출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엔 2888억원에 달했다. 다만 매출 성장과 별도로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떨어졌다.

이번 4대 경영전략이 전반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맘스터치와 화덕피자 브랜드 ‘붐바타’를 별개로 보고 재구축한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안정궤도에 오른 맘스터치는 내실경영 중심으로 진행한다.

반면 붐바타는 최근 3년간 매년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이 때문에 부실매장을 없애고 배달 및 포장 중심으로 브랜드 재론칭에 나선다. 식자재 유통사업의 경우 다양한 품목과 경쟁업체 카테고리 분석 등을 고려해 취급 품목은 축소하고,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 단계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진천 공장 전경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
회사의 조직문화도 현장과 고객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달부터 본사는 ‘지원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전국 가맹점들과 상생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모든 임직원의 연 1주 현장 실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사장은 “하반기는 시장변화에 맞춰 여러 내부 시스템과 체질을 개선하는 준비의 시기로 사업 모델의 재조정과 현장, 고객서비스 전반의 혁신과 변화가 구체화 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 전략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맘스터치의 경우 최근 버거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일부 메뉴를 삭제했다. 가성비 버거로 인기를 얻었지만, 갑작스럽게 대표제품인 ‘싸이버거’ 가격을 기존보다 400원, ‘불사이버거’는 300원 올렸다.

또 할라피뇨 통살버거 등 9개 메뉴를 없앴고, 치킨류도 절반가량 삭제했다. 이 때문에 고객과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해마로는 개편 2주 만에 할라피뇨 통살버거를 되살려 혼선을 빚기도 했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불거진 노사 갈등도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은 커녕 점점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는 줄곧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이 약속한 고용안정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인수주체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노조 측의 단체교섭 요구를 노조 지회장의 자격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지난 1월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에서 열린 해마로푸드서비스노동조합 기자회견에서 박상배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해마로푸드서비스 지회장(맨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그러다 2월 이후 8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조 임원에 대해 부당 인사 조치를 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청구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조정이 중지됐다.

사측은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그동안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교섭의 원만한 타결을 위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거 8차에 걸쳐 다각도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일방통행식 무리한 요구와 사실 왜곡 행위, 그리고 쟁의를 강행할 경우 정당한 절차와 법규 및 사규에 따라 원리 원칙대로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정현식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지분 5636만여 주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