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서 국내 미기록 생물 등 490여종 희귀 생물 서식 확인

by이연호 기자
2018.07.08 12:00:00

국립중앙과학관,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공동학술조사 결과 발표
조류·식물·곤충·어류·버섯·거미 등 490여종의 희귀 동·식물 서식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제주도의 부속도서인 추자도에 국내에 기록되지 않은 생물을 포함해 490여종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미기록종 주머니나방(Nipponopsyche fuscescens) 유충. 사진=국립중앙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은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 한국사무국(KBIF)이 주관해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4박 5일간 제주특별자치도 추자도 일대에서 실시한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제 23차 공동학술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자도에는 조류 54종, 식물 242종, 곤충 120종, 어류 25종, 버섯 35종, 거미 17종 등 490여종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는 매(멸종위기Ⅰ급, 천연기념물 제323-7호), 붉은새매(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323-2호), 흑비둘기(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제215호), 팔색조(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제204호), 두견이(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제447호), 벌매·조롱이·섬개개비(이상 멸종위기Ⅱ급) 등 총 9목 24과 54종이 관찰됐다.

식물은 두루미천남성(관심대상), 섬오갈피(위기), 덩굴민백미꽃(위기), 연화바위솔(취약), 눈향나무(위기), 측백나무(관심대상), 낚시돌풀(관심대상)의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7종과 기타 특이식물 4종(갯돌나무, 홍지네 고사리, 제주산딸기, 해변노박덩굴)을 포함한 총 78과 242종이 발견됐다. 버섯은 부생성 버섯 27종과 공생성 버섯 7종, 기생성 버섯 1종을 포함한 총 19과 23속 35종이 확인됐다.



곤충은 국립수목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의 조사팀이 다수의 주머니나방(Nipponopsyche fuscescens) 유충을 발견했는데 DNA 바코드를 분석한 결과 한국 미기록종으로 확인돼 향후 분류학적 고찰을 통해 관련 학술지에 보고할 예정이다. 거미는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인 산왕거미, 꼬마호랑거미 및 후보종인 말꼬마거미를 포함해 총 8과 12속 17종이 관찰됐다.

추자도 공동학술조사에는 국립중앙과학관, 국립수목원, 문화재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국·공립 및 사립기관 소속 80여명의 생물다양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일대 조사팀으로 나눠 실시했다. 공동학술조사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장기적 정보 수집을 통한 생물상 변화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해양생물과 육상생물을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지역에서 조사를 수행 중이다.

추자도는 제주해역을 거쳐오는 쿠로시오 난류의 한 지류인 쓰시마 난류의 영향을 받아 겨울에도 해수의 온도가 많이 낮지 않고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또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지점으로 생물의 진화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지역이지만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난 2003년 이후 종합적인 생물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배태민 국립중앙과학관장 겸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회장은 “이번 공동학술조사를 시작으로 한반도 및 제주도 자생종과의 분류, 계통 및 생물지리학적 연구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주기적인 조사·관찰을 통해 생물상 변화추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