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닛산 맥시마 - 풍요로운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스포츠 세단

by김학수 기자
2017.11.21 07:07:0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7년 11월, 닛산의 대형 세단, 맥시마를 만났다.

터보 차저 등을 덜어낸 순수한 자연흡기 감성의 V6 엔진과 CVT 그리고 육중한 차체의 조합은 조금 어색하면서도 ‘닛산’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스포티한 성격’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V6 엔진을 탑재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4,320만원으로 책정된 가격 역시 이목을 끌고, 또 구매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2015년 8월 출시된 닛산 맥시나는 한국 시장 출시가 아시아 최초의 출시로 기록될 만큼 꽤 많은 기대를 받았다. 강력한 V6 엔진과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미디어와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맥시마는 1981년 글로벌 데뷔 후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닛산의 최상위 세단으로 현행의 모델까지 총 8세대에 걸치며 뛰어난 주행 성능, 여유로운 공간 등을 인정 받아 왔다. 특히 닛산 스포츠 세단 컨셉트(Nissan Sports Sedan Concept)’의 디자인을 반영한 덕에 닛산의 새로운 디자인을 이끈다는 평가 역시 맥시마의 존재감에 무게를 더하게 됐다.



닛산 맥시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으로 여유롭고 육중한 차체를 가지고 있다. 실제 제원을 보더라도 무척 인상적이다. 4,90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1,860mm와 1,43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대형 세단의 여유를 드러냈다. 다만 휠베이스는 2,775mm로 경쟁 대형 세단들과 비교한다면 다소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맥시마의 디자인은 역동적이다. 닛산이 디자인의 주요 키워드로 앞세운 에너제틱 플로우 디자인언어를 담은 결과다. 덕분에 과하게 느껴지는 닛산의 프론트 그릴과 V-모션 프론트 그리고 부메랑 형상의 LED 시그니처 라이팅과 헤드라이트 유닛을 통해 대형 세단 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세단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여력을 마련했다.

독특한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물론 전면 바디킷에서 느껴지는 ‘보편적이지 않은 터치’와 양산 모델이라 하기 어려운 특유의 볼륨감 그리고 측면의 과도한 캐릭터 라인 배열은 어쩌면 대형 세단에서는 쉽게 선택하지 못했을 과감한 선택이라 생각된다.

후면 디자인은 역동적인 실루엣을 과시한 맥시마의 차체를 다듬으며 다시 한 번 닛산의 정체성을 과시한다. 특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 플루팅 루프와 강렬한 디자인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어우러지며 닛산 고유의 스포티한 감성과 독특한 디자인에서 드러나는 고유의 존재감을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으리라 보인다.



맥시마는 욕심이 담긴 차량이다. 해외에서는 수면 위로 올라 오지는 못했지만 4도어 스포츠 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처럼 넓은 공간에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부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넓은 전폭이 구현한 넓은 공간 안에는 운전자를 향해 기울인 센터페시아는 물론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대시보드 및 센터 터널 및 도어 트림의 구성은 마치 역동적인 스포츠 카의 실내 공간을 보는 듯 하다. 전체적인 구성은 닛산의 GT-R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데 닛산 측은 제트기의 콕핏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한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센터 터널 쪽으로 옮겼고 센터 페시아의 버튼들은 모두 큼직하게 만들어 주행 중 손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 드라이빙의 감성을 자극하는 D-컷 타입을 적용했다.

다만 센터페시아는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을 위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기존의 시스템과 한국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오가는 편이라 사용 등의 불편함을 겪을 우려가 있다. 그래도 D-컷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일부 디자인 요소로 그 완성도를 끌어 올린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공간을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맥시마의 실내 공간에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1열 공간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고급스럽게 다듬은 가죽 등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넉넉한 크기의 시트까지 더해지며 만족감이 높다. 특히 운전석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의 연출은 매력을 과시한다. 또한 기본적인 공간 자체도 넓어 그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솔직히 말해 맥시마의 2열 공간에 큰 매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휠베이스가 짧고, 기본적으로 운전석에 대한 만족감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미디어의 시선 역시 2열 공간에보다는 1열 공간으로 집중되고 있다. 각성하고 맥시마의 2열 공간이 레그룸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셩인 남성 두 명이 타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맥시마의 트렁크 공간은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부족한 적재 공간만을 제공한다. 실제로 트렁크 공간은 다소 좁아 보이며 500L 이상의 적재 공간을 자랑하는 경쟁 모델에 비해 100L 가량이 부족한 405L에 머무른다. 물론 폴딩 기능을 탑재한 시트 덕분에 공간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마련되어 있어 위안을 삼는다.



닛산 맥시마의 보닛 아래에는 VQ35DE V6 3.5L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 출력 303마력과 36.1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최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세가 되고, 또 높은 출력을 내기 위해서도 ‘터보 엔진’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닛산은 배기량의 넉넉함암을 앞세운 드라이빙을 무기로 앞세웠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9.9km/l(복합 기준, 도심 8.5km/l 고속 12.4km/l)이으로 통상적인 V6 선진을 세단 중서도 준수한 수치를 기록한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고성능 스포츠카에 올랐다는 느낌을 느끼게 한다. 체격을 가리지 않고 넉넉함을 제공하는 시트는 도어트림, 센터페시아 그리고 센터 터널과 함께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이미지를 준다. 이러한 감성에 미소를 지으면 V6 엔진의 묵직함과 함께 시동이 걸려 본격적인 주행을 준비한다.

솔직히 말해 닛산의 새로운 디자인이 그렇게 과격하거나 폭발적인 드라이빙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동안 스포츠카 브랜드로 지내온 과거의 유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맥시마는 큰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후하고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충분한 매력을 과시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엑셀 페달을 살짝 밟아 RPM을 끌어 올리니 곧바로 ‘맥시마의 성격’이 드러난다. 단순히 편안한 대형 세단을 원한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RPM을 풍부히 활용하며 묵직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발진을 시작하면 낮은 RPM에서는 두터운 토크감이 마치 온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속도가 점점 오르면 RPM 상승에 따라 점점 활기를 찾는 엔진을 느낄 수 있다. 터보 엔진처럼 낮은 RPM부터 묵직한 힘을 과시하는 건 아니지만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맥시마는 그 끝을 모르는 듯 당당하게 뻗어 나간다.

스포츠 세단에 CVT는 무슨 조합인가 싶어도, 자트코에서 공급한 엑스트로닉 CVT라는 것에 불안감이 아닌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는 주행에서 보상 받는다. 기본적으로는 동력의 단절이 없는 만큼 강력한 출력을 매끄럽고 기민하게 이어주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한 토크를 불러 올 수 있는 여력이 된다. 다만 과격한 주행이나 기온이 낮을 땐 순간적으로 구동계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지연 변속 등을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다.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작지만 기본적인 크기 자체가 크기 때문에 차선 변경등과 같이 좌우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움직임이 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틀린 생각이다. 맥시마는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과감한 움직임을 언제든 선보일 수 있는 자신이 있다. 게다가 노골적으로 불규칙한 도로 위에서는 능숙한 여유를 보이며 충격을 충분히 걸러내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때때로 ‘4도어 스포츠카라고 말하기엔 너무 무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보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그에 걸맞은 반응을 선사해 고속 크루징에서도 여유로우면서도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약간의 롤은 있지만 스포츠 세단이라는 성격에 부합되는 움직임으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자연흡기 엔진의 시원스러운 주행, 여유로운 드라이빙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좁은 2열 공간



닛산 맥시마의 드라이빙은 참으로 오묘했다. 체격적인 부분, 그리고 V6 엔진이 과시하는 느낌은 풍요로우면서도 힘찬 느낌이었고, 탄탄하게 조율된 하체 등에서 드러나는 움직임은 타이트하면서도 경쾌했다. 여러 특성이 녹아 있는 그 드라이빙이 누군가에게는 큰 매력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애매함’이 될지 몰라도, 맥시마는 다시 한 번 힘찬 가속을 이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