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태 대호피앤씨 대표 "철강업 회복에 해외 진출 확대한다"

by이명철 기자
2017.09.08 06:11:00

中 철강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실적 턴어라운드
재무구조 개선에도 노력…부채비율 400%→132% ‘뚝’
포스코 네트워크 연계와 일본·동남아 직접 진출 추진

정경태 대호피앤씨 대표이사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철강산업의 수요 증가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수출 물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대호피앤씨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부진한 사업 정리와 유상증자 자금 조달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일본과 동남아 직접 진출을 통한 수출물량 확대에 노력할 때다.” 정경태 대호피앤씨(021040) 대표이사는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스코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해외기업 마케팅을 비롯해 고객사 다변화에 주력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호피앤씨는 1988년 설립한 철강 선재 가공 전문기업이다. 원자재인 철강 선재를 조달해 가공 후 제품에 들어갈 부품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나 건설, 조선, 전자부품에 들어가는 냉간압조용강선(CHQ 와이어)이 주력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이 제품 시장 점유율이 20% 수준으로 세아특수강, 현대종합특수강과 함께 안정적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정 대표는 “CHQ와이어는 완제품이지만 고객사마다 금형이나 설비 환경 등 원하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중소 규모 고객사를 집중 관리함으로써 안정적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중국발(發) 공급 과잉 여파로 전방산업이 장기 침체돼 부진의 터널을 지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에 힘입어 반등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에 따라 판매 가격이 움직이지만 재고평가이익 등이 있기 때문에 원자재값 하락보다는 상승이 더 긍정적”이라며 “작년 하반기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수익 구조가 좋아졌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의 지속 구조조정으로 철강가격이 강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일본 올림픽 특수, 글로벌 경기 개선이 맞물려 수요 증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에 발목을 잡던 강관사업을 2014년 정리하고 올해 4월 약 18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그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따른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만성적 적자에 빠진 강관사업을 청산하고 CHQ 와이어 경쟁력으로 수익을 확대해왔다”며 “한때 400%까지 육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132%까지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35.9%, 65.8% 증가한 71억원, 52억원을 시현했다.

철강 수요 증가와 체력 회복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고객사 다변화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현재 국내 유일하게 글로벌 3대 베어링업체인 세플러(독일), SKF(스웨덴), NSK(일본)에 베어링강용 CHQ 와이어를 수출하고 있는데 해외 각국에 고객사를 추가 확보해 수출물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회사 지분 10% 가량을 보유한 2대주주 포스코와의 관계는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필수 요소다. 안정적 원자재 조달이 가능하고 해외 우량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빠른 현지 대응이 중요한 CHQ 와이어 특성상 멕시코에는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해외 직접 진출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직접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서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현재 10~15% 수준인 수출 비중을 30% 가량으로 높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선재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이미 일부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그는 “현재 공급하는 품목 위주로 물량을 확대하고 강종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닛산과 포드 자동차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아 공급선 다변화도 도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의 경우 인도나 중국 같은 신흥국 주문 물량에 대응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 소재 관계사 DSSV가 중요한 해외 인프라다. 정 대표는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위주로 공략하겠다”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뿐 아니라 현지 업체와도 거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토 중인 인수합병(M&A)은 없지만 품질 개선을 위한 설비 자체 효율화나 공정 변화 분야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성숙된 산업에서 한단계 도약하려면 품질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최근 스마트팩토리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했다”며 “품질 제어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