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데즈컴바인, 상폐 위기 딛고 거래재개… 투심은 ‘냉랭’

by이명철 기자
2015.12.26 09:55:35

2월 17일 거래 정지 후 열달여만에 주식시장 노크
최대주주 변경… 유증·감자 등 재무구조 개선 추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불공정 하도급 거래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소송전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코데즈컴바인(047770)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연말 주식시장에 다시 모습을 내밀었다. 감자를 비롯해 유상증자, 최대주주 변경까지 경영 정상화 노력 끝에 10개월만에 주권 거래가 재개됐지만 아직까지 투자자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코데즈컴바인은 동대문 평화시장 출신인 박상돈 대표가 설립한 국내 대표 제조·유톨일괄형(SPA) 브랜드 의류업체다. 지난 2월 17일 당시 채권자 하나물산이 채권금액(약 6억원)에 대해 지급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면서 주식 매매거래가 중지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파산 신청 제기는 지난해 12월 불거진 하도급대금 미지급 논란이 도화선이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가 다수 수급사업자에게 의료 제조를 위탁한 후 물품을 받았음에도 하도금대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일을 지나 지급한 것에 대해 지연이자도 주지 않았다며 과징금 7억5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추심채권자들에게 16억7900만원의 물픔대금 등을 지급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의류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로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유동성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후 3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같은달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임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 받고 나서는 6월부터 기업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개선기간 만료일을 한달 가량 남긴 7월까지 두차례 인수합병(M&A)이 실패하면서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극적으로 8월 코튼클럽과 투자계약을 맺고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면서 매각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코튼클럽 등을 대상으로 28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을 수혈했다. 또 발행주식 약 5073주에 대해서는 액면가액 500원의 보통주 200주를 1주로 병합하고 출자전환으로 신주 발행되는 2360만여주는 액면가 500원 보통주 7주를 1주로 재병합하는 감자를 진행했다.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가 바뀌고 난 다음에도 회생계획수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이 제기됐지만 각하·기각을 이끌어내면서 결국 24일 주식 거래 재개까지 이르렀다.

한편 거래 재개 첫날 시장 관심은 시들한 편이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회사 주가는 시가(4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떨어진 2만80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는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2월 17일 509원의 무려 78배에 달한다. 다만 200대 1의 비율로 감자를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이 가격도 높지는 않은 수준이다. 당초 전날 회사 평가가격은 10만1880원이었지만 장이 열리기 전 호가 접수 결과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가가 결정됐다. 향후 회사의 새로운 목표 제시 등을 통해 투자자 관심을 다시 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