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1.19 07:59:1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올해 역시 감익이 확실해 보인다. 연초만 해도 글로벌 경기회복과 정부의 내수진작 드라이브에 4년 만에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와 엔저 우려에 휘말린 현대차가 기대를 꺾어놓았다.
특히 지난 3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조선업의 실적이 4분기 역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을 빠진다.
현대미포조선은 3분기 60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부채비율 역시 287%로 악화됐다. 여의도는 이미 현대미포조선이 4분기에도 적자를 내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결국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전날(18일) 포스코의 주식 87만2000주(1%)를 장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블록딜이 끝나면 현대미포조선은 최대 264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올해 영업손실액이 커지자 재무개선책의 일환으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쓰는 노력의 일환 아니겠느냐는 설명이 힘을 얻는다. ‘오죽하면’ 이라는 의견과 함께 ‘그래도 애 쓴다’라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다행히 조선업종의 운명을 좌우하는 유럽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의 ZEW 11월 경기기대지수는 11.0으로 10월(4.1)에서 올랐다. 독일의 11월 ZEW 경기기대지수는 11.5로 나타나며 시장 기대치(0.5)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독일 증시가 1%대 강세를 보였고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대다수의 국가가 함께 올랐다.
뉴욕증시 역시 유럽발 훈풍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종합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0.67%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점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가는 시점이다. 그러나 저가수주에 따른 실적 악화와 대규모 충당금 등으로 조선업은 아직 한창 겨울을 맞고 있다.
다만 발목을 잡았던 유럽 경기가 되살아나고 기업 내 자구책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마냥 비관을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실적 회복을 확인해 가면서 상승에 대한 희망도 조금씩 담아 두는 것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