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앞둔 유통가 인사 키워드는 `안정`

by민재용 기자
2014.11.14 08:19:31

신세계, 김해성·이갑수 투톱체제로 안정 노려
롯데, 노병용·소진세 인사 변수..조직 안정에 `방점`
현대, 기획조정본부장 이동호 체제 확고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유통가가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조직 정비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에도 올해 못지 않은 혹독한 영업환경이 전개될 전망이라, 주요 유통사들은 인적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린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곳은 신세계(004170)그룹 이다. 신세계는 이달 말쯤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할 계획이다.

사장단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마트(139480)를 이끌어온 기존 김해성·허인철 투톱 체제가 김해성·이갑수 체재로 올해 3월 바뀐데다가, 두 대표가 어려운 영업환경 속 회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 역시 지난해 대표에 선임된 후 강남점 증축, 본점 리모델링 등의 작업을 성공적으로 주도해와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장 대표는 신세계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사장단이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사요인이 크게 없다”며 “조직 안정을 위해 큰 폭의 임원 인사는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새 사업 개척 등 조직의 활력을 위해 상무급 실무 임원진의 인사 폭은 다소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 왼쪽부터)김해성, 이갑수 이마트 대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렵력단장, 이동호 현대백화점 대표
유통가 맏형 롯데그룹도 내달 초·중순께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롯데그룹은 올해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과 신헌 전 롯데쇼핑(023530) 대표의 구속 등 큰 일을 겪은만큼 조직 안정에 인사 방점을 두고 있다.



신헌 대표 사임 뒤 롯데쇼핑 과 롯데백화점 대표 자리에 오른 이원준 대표는 아직 취임 6개월 미만의 사실상의 신임 대표로 이번 인사 대상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반면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유통가 최장수 CEO(최고 경영자)라는 타이틀과 부진한 실적 때문에 인사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노대표가 롯데마트의 해외 진출 사업을 주도하고 있고 그를 대체할 적임자가 마땅히 없어 유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을 겸임 하고 있는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소 사장은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와 입사 동기로 사장단 중 최고참이다. 소 대표가 그룹으로 아주 자리를 옮길지, 아니면 다시 일선 영업현장으로 돌아갈지에 따라 사장단 인사 변동 폭이 결정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게 어려운 영업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기존의 조직을 안정하자는 차원의 인사가 단행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달 중순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현대백화점(069960)그룹도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월 1세대 전문 경영인 경청호 부회장이 사임하고 2세대 전문 경영인이 이동호 사장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특히 이 사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강력한 신임을 받고 있어 당분간 이 사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현대홈쇼핑 김인권 대표의 임기는 아직 1년여가 남아 교체가능성이 크지 않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동호 대표가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인사 요인이 없다”며 “실무 임원들의 승진이나 교체 인사가 예년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