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3.11.05 08:48:22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 비수술 요법에서 수술까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발은 두 번째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부위다. 사람의 몸을 지탱하고 걷고 달리고 일상 중 대부분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은 사람의 하루 일과동안 약 700여 톤(몸무게 70kg, 1만보 기준)을 견뎌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특히 외관에 신경을 쓰며, 하이힐과 같은 발에 무리가 가는 신발을 신게 되는 경우에도 발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이처럼 발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여러 가지 질환에 노출돼 있다. 반면 발이 사람의 몸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적다보니, 발이 아프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기 보다는 찜질을 하거나 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는 발과 발목에 생길 수 있는 질환과 스포츠손상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지난 2009년 족부 전문의 4명과 각 분야 전문가 11명을 주축으로 수술과 비수술센터, 스포츠재활 센터, 방문재활센터, 족관절 연구센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약 3만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약 6,000여건의 수술을 시행해왔다. 발과 발목 질환만을 특화해 팀을 이뤄 진단부터 치료, 재활치료까지 협진시스템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임상과 치료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발목관절염 지방 줄기세포 치료 효과‘규명’
발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거나 신발을 신을 경우 발을 자주 삐끗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다 보면 발목 연골에 무리가 오게 되고 결국 극심한 통증까지 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발목염좌를 치료없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경우 연골 손상까지 올 수 있다. 연골은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물렁뼈로 관절 내 완충작용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이다. 만약 이 연골이 손상되면 위·아래 뼈끼리 맞닿게 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발목 관절염’이다.
연세사랑병원(고용곤 병원장) 연구팀은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해 발목 관절 내 연골 재생 효과를 규명한 임상 연구논문을 최근 국제 정형외과 학술지인 ‘미국 스포츠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5월호에 게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 치료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발목 관절 내 연골에 손상이 있는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의료진은 34명에 대해서는 기존 치료법인 ‘관절경적 미세천공술’만으로 시술했으며, 31명은 미세천공술 후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추가로 주사했다. 미세천공술은 뼈에 구멍을 뚫은 뒤 이때 흘러나오는 골수세포로 병변을 덮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시술 결과 줄기세포를 함께 주사한 환자들의 통증지수는 3.2점으로 미세천공술만 받은 환자들의 4.0점보다 낮았다. 또 미국 족부족관절학회가 제시한 관절기능지수는 줄기세포 주사그룹이 82.6점으로 미세천공술 시술그룹(77.2점)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의료진은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병변의 크기가 큰 경우에 줄기세포 시술의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용상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소장은 “중년층의 발목 연골손상의 치료를 미루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발목 관절 연골 손상에 대한 지방 줄기세포 치료가 향후 더 보완된다면 환자들에게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발이 결정하는 발 건강, 무지외반증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편히 신는 슬리퍼, 샌들은 발 건강을 해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여성들은 최근 유행하는 굽 높고 폭 좁은 샌들을 맨발로 착용하다 붉게 부어오르고 살갗이 벗겨지는 일을 흔하게 겪는다. 장시간 신고 다닌다면 엄지발가락 뿌리가 바깥으로 돌출하는 무지외반증에 고통받기 쉽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돌아가고 2차적으로 발바닥에 굳은 살이 박힌다. 과거 ‘버선발 기형’으로 불렸던 흔치 않은 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굽 높고 발을 꽉 죄는 신발의 영향으로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
젊은 여성 중 20~40%가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대부분은 질환이라 인식하지 않고 ‘못생긴 발’이라고만 여겨 치료하지 않고 넘겨버린다. 하지만 심해지면 발톱이 살을 파고 들고 발의 변형이 심해지면 무릎과 엉덩이관절,허리 등에 통증을 일으켜 잘 걷지 못하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초기에 보조기 착용이나 기능성 신발을 이용해 변형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권장된다. 과거에는 수술 후 재발이 잦았으나 최근에는 변형된 뼈 자체를 돌려서 교정하고 정상에 가까운 모양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재발률이 낮아졌다.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30~40분 정도로 짧다. 전신마취가 아닌 하반신 혹은 발목 마취를 하기 때문에 약 2~3일 정도만 입원하면 회복이 가능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 지면에 닿는 충격이 그대로 발바닥으로 전해지면 족저근막염 의심
하이힐과 같이 굽이 너무 높은 것이 발 건강에 영향을 주지만 굽이 낮은 신발도 발 건강에 좋지 않다. 굽이 1㎝ 남짓인 플랫슈즈 등은 발바닥에 가해지는 모든 충격을 흡수해 발바닥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발바닥이 찌릿하고 화끈거리며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족저는 발바닥, 근막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두터운 섬유성 조직을 말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해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하는데, 전체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한다. 장시간의 마라톤이나 등산 등으로 발바닥을 혹사시키는 경우, 체중이 갑자기 늘어나는 경우, 준비없이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거나 지방층이 얇아져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차후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나중엔 무릎,엉덩이,허리로 통증이 번져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족저근막염은 초음파,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으로 족저근막의 두께를 측정함으로써 판정한다. 초기에는 1~2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스트레칭 등을 해준다. 최근엔 수술을 하지 않는 다양한 방법이 등장했다. 이 중 하나인 체외충격파 치료는 충격파를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에 가해 통증을 느끼는 자유신경세포를 자극, 새로운 혈관을 재생시켜 손상된 족저근막을 복원하는 방법이다.
이호진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진료부장은 “우리 몸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발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 평소 주기적인 스트레칭이나 평소 편한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발 건강에 신경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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