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IT격전지? 스마트시계전쟁 째깍째깍
by류준영 기자
2011.10.19 08:25:09
구글 아임왓치·HP 메타왓치 이어 애플도 `아이왓치` 프로젝트 돌입
아임스토어 같은 앱마켓도 운영…스마트카·헬스케어로 무한 확장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스마트폰→태블릿→(?)
첨단기업들의 다음 격전지는 어디일까? 힌트는 명품시계에 꽂힌 남성들의 손목에서 찾을 수 있다.
구글의 스마트시계 `아임왓치(I’m Watch)` 웹사이트엔 공개 임박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 `아임왓치`는 손목시계가 스마트폰 기능 일부를 담당하는 제품이다.
예컨대 전화나 문자가 누구로부터 왔는지 확인할 수 있고, 블루투스 헤드셋만 있다면 통화도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트위터에 올라 온 게시글도 시계 액정을 통해 볼 수 있다. 물론 시계와 연동된 스마트폰은 서류가방이나 핸드백 속에 넣어둔 상태이다.
개발자 온라인커뮤니티인 `애플 블루투스 크랙 프로젝트`에선 연말께 애플 `아이팟나노7세대`가 아임왓치와 동일한 사양의 제품으로 공개될 것이란 추측이 확실시 되고 있다.
블루투스 액세서리 전문업체인 내비테크 김태호 사장은 “아이팟나노 6세대에서 불발된 스마트 시계 기능이 7세대에서 통화와 음악, 메시징 기능이 강화된 제품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버그(Burg)사는 11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무선통신전시회(CTIA)에서 아얘 손목시계를 휴대폰으로 개조한 제품을 공개한 적 있다.
스마트폰은 3.5인치에서 5.3인치로 커지고, 태블릿의 경우 7인치에서 11.6인치까지 비대해졌다.
사용자들의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차츰 커진 것이다. 이 때문에 휴대성에 약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디지털제품과 명품패션이 결합한 콜라보레이션(협업)이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면서 스마트 시계 등장에 배경으로 작용했다.
▲(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소니 `라이브뷰`, 손목시계 타입으로 나온 애플의 `아이팟나노`, 스마트폰과 연결된 모습을 시연한 카시오 스마트시계, 구글의 `아임왓치` 프리미엄 모델 |
구글의 아임왓치 스타일은 디자인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생산은 명품시계로 유명한 독일의 모 업체가 맡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블루투스2.1과 고속데이터전송기술(EDR)을 이용해 블루투스헤드폰 및 스마트폰 등과 연동된다. 디스플레이는 1.54인치 TFT를 탑재했으며, 마이크로폰과 내장스피커를 탑재했다.
앱스토어와 유사한 `아임 스토어(I’m store)`라는 앱 마켓도 운영된다. 아임왓치엔 사진보기, 전화리스트, 주가보기 등 총 12개의 앱이 기본적으로 설치된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제품을 비롯해 아이폰3GS와 아이폰4, 윈도폰7, 블랙베리 제품에서도 사용가능하다. 제품은 이달 30일 출고되며, 판매가는 보급형 제품이 약 40여 만원 대, 백금과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프리미엄 제품이 100만원 이상의 가격대로 책정됐다.
애플은 이미 작년 말부터 아이팟나노6세대를 손목시계 타입 액세서리에 장착하는 방식의 아이디어제품으로 수차례 소개한 바 있다.
`아이왓치(I watch)` 프로젝트로 명명한 스마트 시계는 아이팟나노7세대에서 구현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김태호 사장은 “애플의 블루투스통신 폐쇄정책에 항의하며 독자적인 블루투스 사양을 개발중인 해외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이런 정보가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점의 기회를 엿본 기업들도 있다. HP는 지난 2월 유명 시계 브랜드인 ‘파슬(Fossil)’과 공동·개발중인 `메타왓치(Meta watch)`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PC와 프린터에 연결할 수 있으며, 이메일 도착 알림, 무선 중계기 등의 서비스를 비롯해 심장 박동수 체크 등의 헬스케어 기능도 포함됐다.
차별점은 오픈소스 기반에 제품으로 누구나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성능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소니에릭슨은 작년 12월 `라이브뷰(Live view)`라는 블루투스시계를 일찌감치 발표했다.
안드로이드폰과 호환되며, 1.3인치 OLED 화면을 통해 전화나 문자, 재생 중인 음악, 트위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판매가는 약 8~9만원 대.
하지만 라이브뷰는 지속적으로 블루투스 페어링(paring, 기기간 접속) 문제가 발생한데다 소형화 및 슬림 디자인 추구로 배터리 사용시간이 제한됐고, 무엇보다 단순메시지 확인 기능 이외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해 외면됐다.
카시오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올초 극소량의 전력으로 무선통신이 가능한 에너지 저감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손목시계를 선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으나 이메일 수신 알림 정도의 간단한 기능에 그쳐 빛을 바라지 못했다.
정작 스마트시계란 콘셉트 제품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건 국내기업인 LG전자다. 지난 2009년 `프라다폰2(모델명 LG-KF900)`와 함께 선보인 착용식 블루투스 제품 `프라다 링크(모델명 LG-LBA-T950)`가 바로 그것.
하지만 수신번호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또 스마트폰 이전의 모델로 `시장 진입 타이밍이 너무 일러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LG전자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LG전자는 프라다링크 이후 로만손 시계와 블루투스 시계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기술적 이슈가 발생해 중단했다.
| ▲ 구글의 아임왓치 홈페이지엔 제품발매일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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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벤처벨리에 위치한 내비테크는 블루투스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덕분에 내비테크가 만든 스마트시계(제품명: 스마트블루)는 전화를 걸고 받는 인터넷통화(m-VoIP)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등 모바일메신저 등 앱(APP)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가 최근 진행한 베타테스터 모집공고에 삼성전자연구소,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등 삼성 계열사 소속 연구원들이 앞다퉈 지원했다.
김태호 내비테크 사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휴대성 문제로 소비자의 즉각적인 액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 점차 부각되자 삼성 연구원들이 (스마트시계에)관심을 크게 갖는 듯 했다”고 밝혔다.
또 “근거리데이터통신의 무한확장성은 스마트카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가능성을 두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