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때 서두를 필요 없어요

by조선일보 기자
2006.09.12 08:49:38

급매물 후 지금은 소강상태

[조선일보 제공] “지금 집을 사야 하나요?”

요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팔렸다는 소식에 내 집 마련 수요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3·30 부동산대책’ 이후 5개월간 뜸했던 거래가 이뤄지자 ‘구입 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최근 거래는 하락기에 나타난 기술적인 반등 장세 성격이 강하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은 개발이익 환수제 등 정부의 대책으로 단기간 급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 예컨대 잠실동 주공 5단지,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0 대책 이전 고점보다 10~15% 가량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일부 대기 매수자들이 초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급매물이 팔린 뒤에는 시장은 다시 소강상태이다. 매수자들이 오른 가격대로는 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세를 반전시킬 만큼 매수세가 강하지 않다는 뜻이다.



내년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50%)를 앞두고 있어 연말이 다가올수록 ‘세금회피성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년에 아파트를 팔 경우, 양도세가 올해보다 최고 2~3배 늘어나 연내 처분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요층이 두껍지 않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절세 매물로 일시적 소화불량에 걸릴 수도 있다. 시장을 짓누르는 이들 매물이 팔리기 전까지는 값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강남권의 경우 한 차례 매물이 소화돼 바닥을 다지고 있어 추가 매물은 많지 않고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 같다.

수요자들은 당분간 시세보다 싼 매물을 공략하는 게 좋다. 급매물을 사면 아파트값이 떨어지더라도 손실 폭이 작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은 구입하려는 지역의 가격과 거래량을 꾸준히 확인하는 게 좋다. 싼 매물은 중개업자들이 단골 고객에게 알음알음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들과 사귀어 놓는 것도 필수다. 부지런해야 내 집 마련의 길도 쉽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