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발행, 코스닥기업·국내 증권사 "찬바람"

by박호식 기자
2002.09.30 09:44:48

[edaily 박호식기자] 국내외 증권시장의 침체 등의 영향으로 해외증권 발행시장에서 코스닥기업과 국내 증권사가 찬바람을 맞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외증권 발행조건이 강화된 올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동안 해외증권을 발행한 코스닥기업 수와 발행규모가 급감하면서 코스닥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스닥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급감하면서 해외증권 발행의 90%를 외국계증권사가 주간사를 담당, 외국계와 국내증권사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해외증권(CB, BW, DR, EB) 규모는 SK텔레콤이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을 비롯 총 15건, 27억7932만달러(3조32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3건, 28억1178만달러(3조6558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다. SK텔레콤이 교환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발행한 DR 4억3080만달러를 제외하면 전년비 감소규모는 더욱 증가한다. 특히 코스닥기업의 경우 발행기업수나 발행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올해(4~9월) 해외증권을 발행한 코스닥기업은 태영텔스타, 심스밸리, 코닉스, 인터링크, 이론테크, 포커스, 대한바이오, 비티씨정보 등 8개사가 각 1건씩 8건이다. 발행규모는 529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코스닥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51건, 5억4478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발행규모보다 해외증권을 발행한 기업(건수)이 거의 없다는 점이 더 눈에 띈다. 코스닥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급감한 것은 금감원이 지난 4월부터 해외증권 발행요건을 강화한데다 경기와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해외증권이 매입자에게 일방적으로 발행조건을 유리하게 해 특수관계인 등에게부당이득을 제공하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CB나 BW를 발행할 경우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이나 신주인수권가격 조정을 발행가의 70%까지만 하도록 강화했다. 이전에는 액면가까지 조정이 가능했다. 또 발행가의 70% 미만으로 전환가나 신주인수권가격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주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도록 했다. 그러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주들의 반대 등으로 어려운 점이 많아 대부분의 기업이 정관을 변경하지 못했다. 이같이 발행요건이 강화되자 외국인투자자로서는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줄었고 이 때문에 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발행요건 강화와 함께 주식시장 침체와 경기회복 지연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호전보다 악화된 곳이 많고 주식시장 침체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렸다. 증권사 국제금융부 관계자는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발행자금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따라서 외국인으로서는 투자리스크가 커지고 환금성이 떨어지게 돼 투자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같이 코스닥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급감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어려움에 처해있다. 거래소기업들의 대형 유가증권 발행은 경험이나 인지도로 인해 외국계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코스닥기업 발행까지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총 발행된 해외증권 27억7932만달러중 주간사증권사들이 인수(발행을 주간: 기타 인수단 인수물량 제외)한 규모는 25억3815만달러(3조397억원)이다. 이중 11개 국내 증권사가 주간사를 담당한 규모는 3124억원, 10.28%이며 GS, UBS, CSFB, SSB 등 4개 외국계가 담당한 규모는 2조7272억원으로 89.71%이다. 그나마 국내 증권사가 주간사를 담당한 3124억원도 11개 증권사로 나뉘어진다. 증권사별로는 동원증권 85억4027만원(2.73%), 대우증권 128억4022만원(4.1%), 브릿지증권 433억8180만원(대주주는 외국계지만 외국에 증권사 없어 국내 포함 13.88%), 삼성증권 345억4011만원(11.05%), 신영증권 47억5640만원(1.52%), 신한증권(굿모닝과 합병. 36억6060만원(1.17%), 하나증권 53억0120만원(1.69%), 한누리증권 70억8720만원(2.26%), 현대투신증권 78억2145만원(2.50%), LG증권 85억4027만원(2.73%), SK증권 1760억2017만원(56.32%)이다. SK증권은 계열사인 SK텔레콤의 대규모 해외증권 발행에 주간사로 참여한 때문이어서 다른 케이스다.